5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원 8만여명이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반대하며 전국적인 연대파업을 벌이고 대규모 도심집회를 개최했다.

노동계의 파업으로 현대 기아자동차 생산이 일시 중단되는 등 이날 하루 동안 자동차업계에서만 620억원 이상의 경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위상황〓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50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영등포역에 집결한 뒤 “노동3권 쟁취”와 “공무원조합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1.8㎞를 행진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총파업 투쟁결의대회를 가졌다.

이 대회에는 상경투쟁중인 전국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도 일부 참가했다.

경찰은 이날 영등포역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 그리고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서울 시내 6개 대학 부근에 모두 94개 중대 1만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불법시위에 대비했다.

경찰은 이날 대대적인 검문검색을 벌여 민노총 집회에 참석하려던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소속 공무원 21명을 연행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파업상황〓노동부는 5일 전국 139개 사업장의 노조원 8만2000여명이 이날 오후 일제히 파업에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현대차 노조는 주간조 2만5000여명이 오후 1∼5시까지 4시간, 야간조 1만2000여명은 밤 11시∼6일 오전 6시까지 7시간의 시한부 파업을 벌여 전 차종의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기아차 노조도 주간조 1만3000여명과 야간조 9000여명이 각각 5시간 동안 시한부 파업을 벌였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조합원 4000여명 대부분이 노조가 주최한 교육에 참가해 생산라인이 일시적으로 멎었다.

이 밖에 두산중공업, 로템, 한국델파이, 한국합섬, 코오롱구미공장, INI스틸, 대우종합기계, 금호타이어 등 89개 기업 9900여명 노조원이 부분 파업을 벌였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은 금속연맹 131개(10만여명)과 화섬연맹 19개(6000여명) 등 전국적으로 168개 노조 12만4000여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경제손실〓현대차는 이날 파업으로 자동차 4770대 생산이 차질을 빚어 55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1일부터 계속된 연장근로 거부까지 포함하면 이미 생산차질 1만945대에 12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정부는 집계했다.

기아차도 파업으로 760대, 76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카니발의 경우 1개월, 쏘렌토는 4개월 정도 주문이 밀려 있어 파업이 길어지면 자동차 공급 적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파업을 명백한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파업을 강행한 노조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것을 기업에 전달했다.

▽왜 파업을 벌이나〓민주노총의 대대적인 집회와 파업은 주5일 근무제 법안(근로기준법 개정안)과 공무원조합법안, 경제특구법안의 국회 통과 저지를 겨냥하고 있다.

주5일제 정부안은 지난해 9월 공익위원안과 올해 7월 노사간 최종 협상안보다 크게 악화됐다는 주장.

그러나 최대 현안인 주5일제 법안의 경우 이날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정기국회 내 입법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여서 대규모 집회와 파업이 명분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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