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가 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한 연가파업은 우리 사회에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울림을 강하게 남겼다.

기존 관념상 보수적 계층 분류돼 온 공무원들이 정부와 직접 충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공무원노조 6만여명 조합원이 찬반투표에 참가해 89%의 파업 지지율을 기록한 데 이어 3만여명이 연가원을 제출, 그 중 3분의 1인 1만여명이 도심에서 경찰과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어 냈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선 "공무원들 스스로 '공복(公僕)'의식을 벗어 던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연가파업 도중에 만난 조합원들도 동료들의 투쟁열기에 놀라워하면서 정부의 강경대응기조에는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이번 연가 파업에서 제일 큰 성과는 우리도 파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라며 "상경투쟁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 주위 동료들과 경험을 나누는 속에서 더 큰 투쟁이 준비할 수 있게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보여준 사회적 파장만큼이나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한 게 사실이다. 우선 이번 연가파업과 관련해 지도부 전원이 수배상태에 놓여 있어 정부의 추가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도력을 시급히 안정화하는 문제가 남았다. 또 연가파업 참석인원이 지역본부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등 조직력 편차 문제도 극복해야 하며 특히 서울지역에서의 조직확장은 조직발전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노동3권 보장과 함께 공직사회 개혁 등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킬 사업을 구체화하는 것 역시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이수호 위원장은 "전교조가 투쟁과 함께 참교육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공무원노조도 공직사회 개혁을 선언하는 것은 물론, 실천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공무원노조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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