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서울은행 합병 본계약이 지난달 27일 체결됐다. 통합은행 출범을 눈앞에 두고 서울은행은 통합 이전 5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노조 서울은행지부(위원장 양병민)는 전면 파업 등 배수진을 치고 구조조정을 저지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0일 서울은행지부 양병민 위원장과 하나은행지부 강희구 위원장은 금융노조 사무실에서 만나 향후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면담이 끝났다.

이 자리에서 서울은행노조 양병민 위원장은 향후 통합은행 출범에 따라 당면한 서울은행 조합원에 고용 불안에 대해 공동 성명서 발표 등 공동 대응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노조는 정서적 차이 등으로 인해 공동대응이 사실상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노조가 서울은행과 공동대응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왕에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통합 이전에 했으면 하는 바람이 조합원들에 팽배하면서 노조가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노조는 단위노조의 연합단체가 아닌 하나의 산별노조다.

사업장이 다르고 임금과 직급이 차이가 나지만 한 노조의 같은 조합원이다. 다른 지부의 조합원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고용불안에 대해 '나 몰라라' 한다면 진정한 산별노조로 가는 길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산별노조의 힘으로 전 산업 최초로 주5일 근무를 이뤄낸 금융노조가 앞으로 산별노조다운 산별노조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을 하나은행지부의 행보에서 보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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