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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가톨릭의 이름으로"
"저는 가톨릭 신자라는 자부심이 컸습니다. 그것은 약자의 편에 섰던 가톨릭에 대한 자부심이었고, 명동성당으로 상징되는 정의로운 가톨릭에 대한 자랑이었습니다. 근데 어찌 이 지경까지 가셨는지요?"

강남성모병원 성당 안까지 경찰이 투입된 이후 가톨릭 관련 게시판에는 구체적으로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런 내용의 글들이 빈번히 올라오고 있다. 십자가까지 부여잡았던 여성 조합원이 끌려가던 장면은 그만큼 신자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던 것.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CMC(가톨릭중앙의료원) 사태는 130일이 넘도록 해결될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CMC 노사가 교섭을 시작하면 그 순간이 타결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젠 쟁점보다 결단이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병원은 '조합원 복귀율'에만 초점을 맞출 뿐, 노조의 교섭 제안에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가톨릭의료원 사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느낌이다.

얼마전 경희의료원이 파업 119일만에 극적인 타결을 봤다. 노사가 팽팽히 대치하던 상황에서 재단이 막판에 나섰다. 노사 모두 '승리'도 '패배'도 아닌, 파국은 막아야한다는 '결단'으로 '대타협'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경희의료원 사태해결 과정을 돌이켜 보면 CMC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사람이 누군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정진석 대주교와의 대화'를 요구하며 보건의료노조 간부 30여명이 29일 5일째 명동성당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타협'을 위해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는 정진석 대주교는 이번 사태에 눈을 돌려야 한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통해 고통받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돼야 합니다." 정진석 대주교가 지난 99년 성탄절 때 온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다.

CMC 파업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600여명 조합원들만이 아니다. 신자들, 파업에 참여했다가 복귀한 조합원,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도 10년 동안 같이 일한 동료가 경찰에 의해 끌려가는 장면 등을 보며 힘들어하고 있다.

정진석 대주교에게 그의 성탄 메시지를 되돌려 줘야 할 때인 것 같다.

김소연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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