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합동차례 시름 달래…병원, 강경 입장 여전

지난 21일 한가위 날 명동성당 입구에 차례상이 마련됐다.

파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CMC(가톨릭중앙의료원) 조합원 70여명이 모여 합동 차례를 지낸 것이다. 전도 부치고, 송편도 마련하고…. 차례상이라고 하기엔 뭔가 빠진 듯해 보이지만 이들 조합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다고 한다.

"고향이 목포인데 가긴 가야 하는데…어쩔 수 없잖아요. 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천막도 지켜야 하고…." 의정부 성모병원 한 간부는 긴 '한숨'을 내뱉었다.

"파업 빨리 마무리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지금 소원은 그것뿐입니다."

경희의료원이 타결되고 그 영향이 CMC에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으나 병원측은 더욱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톨릭의료원은 지난 18일 오후 "경희의료원 경우와 상관없이 원칙을 고수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담화문에서 "교회 이념을 따르기 위해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며 "25일까지 복귀 명령과 미복귀자에 대한 법적 처벌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노동청장도 병원을 방문해 사태 해결을 당부했으나 '요지부동'이다. 노조가 제안한 추석 전 타결은 이미 '휴지 조각'이 됐다.

이렇게 노사간 대화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의료노조는 이후 투쟁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앞 투쟁, 여의도성모병원 앞 집회에 이어 25∼27일 전 지부 간부 경고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가위는 벌써 잊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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