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진압'을 계기로 병원파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노사갈등이 노정충돌로 비화된 것은 물론, 노조의 반발이 완강하게 지속되고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가면서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의를 열고 '전면적 대정부 투쟁'을 결정했으며 이날부터 2박3일간 전 지부간부들이 상경,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본격행동에 돌입했다.

사진 = 노동과 세계 ▽
사진 = 노동과 세계
■ "국정감사 적극 이용,
다음달 16일 파업"
= 이미 민주노총은 경찰 투입과 관련, 대정부 전면투쟁을 선언한 상태고 보건의료노조도 긴급 중집회의를 통해 9월 투쟁 일정을 확정하고 다음달 16일 예정된 파업의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노조는 △국감기간까지 강력한 대정부 투쟁 △연행된 조합원 석방투쟁과 함께 석방이후 재집결을 통한 병원진격, 로비 재탈환 투쟁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연대투쟁 확대 등을 기조를 정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13일까지 전 지부 간부 상경투쟁을 진행한 뒤 병원진격투쟁, 16일 노조 중집위원 명동성당에서 무기한 농성 돌입, 25∼27일 간부 경고파업, 다음달 2일 임시대대 통해 간부 구속 결단식, 9∼11일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16일 연대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경찰 투입 뒤 로비를 다시 점거했던 경희의료원 조합원들은 지난 11일 오후 경찰이 재진입, 병원 밖으로 나온 상태다. 경희의료원, 강남성모병원 앞에는 각 200여명의 경찰이 배치돼 있어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조합원 복귀율·투쟁 파급력·정부 태도변화 '변수'

■ 병원사태 전망 = 경찰 투입 뒤 병원 사태를 놓고 노-정, 노-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노조는 연대파업 방침과 함께 이후 의료원장 및 재단 이사장 퇴진·처벌에도 초점을 맞춰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병원도 미복귀 조합원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노사관계는 한층 더 악화되고 있다.

'9·11진압' 이후 병원파업은 우선 파업 참가조합원들의 업무 복귀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희의료원이 12일 파업 조합원들에게 복귀명령서를 재발부한 상태에서 지도부와 떨어져 있는 조합원들이 얼마큼 견뎌주느냐가 투쟁지속 여부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의 이후 투쟁계획이 얼마나 파급력을 갖고 추진되느냐도 지켜볼 대목이다.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연대투쟁의 확산여부도 관건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사용자 불법 부당노동행위 강력 대처, 국정감사 기간 여론화 등이 이번 파업사태를 풀어 가는데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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