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파업 사업장에 투입된 경찰들이 성당에까지 들어가 조합원들을 연행한 것과 관련,
가톨릭교단의 동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투입 당시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CMC(가톨릭중앙의료원)지부 조합원 20여명은
성당 십자가 아래서 끌려가지 않기 위해 강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경찰은 "의료원장의 서면 동의가 있었다"며 유리문을 소화기로 부수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 이들을 연행했다. 이런 경찰 진입은 원장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CMC 교단 당사자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묵묵무답'인 상태지만 천주교 단체들은
"교단의 동의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항의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어 이후
이 문제가 어떻게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한 관계자는 "교단이 동의하지 않고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 "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톨릭이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탄압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신자들도 분노하고 있고 천주교 단체들이 항의 성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 투입 당일 오후 3시 명동성당 백남용 주임 신부와 노조 집행부가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단에 대한 비판여론은 더 증폭되고 있다.

또 노조는 지난 9일 관계부처 차관들이 노조 차수련 위원장을 찾아와 추석 전까지 대화로 풀어보자고 해놓고 이틀 뒤 경찰이 투입됐다며 "노사관계를 풀어 가는 정부 태도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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