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사의 재잠정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55%의 찬성으로 가결돼 서울지하철노조 내부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노조는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총 9,284명 중 8,739명(94%)이 투표에 참여해 4,875명(55%)의 찬성으로 재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이처럼 재잠정합의안이 가결된 데 대해선 조합원들이 승진, 퇴직금 중간정산 등 '실리'를 중시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차량지부 한 간부는 "현장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이번에도 부결되면 승진, 퇴직금 중간정산이 완전히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며 "배일도 위원장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실리 앞에서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4개 지부 공동투쟁본부는 공사의 개입 정도, '민주파'가 보다 긴밀하게 부결투쟁을 하지 못했던 점 등이 재잠정합의안 가결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4개 지부 공동투쟁본부는 찬반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회의를 갖고 불신임 투쟁을 이어가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공투본 한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이 조합원의 실익과 연결돼 있어 부결투쟁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제 보다 명확하게 배일도 위원장 불신임 투쟁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4개 지부 공투본은 불신임 서명운동, 인준 투표 요구 등 다양한 방안과 구체적인 투쟁 일정을 2일 집행회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조합원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선봉대 협조 이유 등으로 차량지부 지축정비 조병학 지회장, 박승호 조직부장이 직위 해제된 것과 관련, 31일 공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가졌다. 지축정비 조 지회장은 11일 만인 31일 단식을 중단했으며 본사 앞 천막농성 유지 여부는 2일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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