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파업 97일째를 맞고 있는 경희의료원,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밝힌 것과 관련, 사태만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노동계가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할 때엔 노사자율 교섭 원칙을 내세우면서 방관하던
정부가 노조간부 체포 등을 이유로 병원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비판도 높다.

▽ 자료사진 =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
사진 =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
실제 지난 2000년 여름
호텔롯데, 사회보험노조 파업에 경찰 병력이 투입된 뒤, 단병호 위원장 단식농성 등 민주노총과 정부가 정면대치 상태를 이어갔으며 지난해 봄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던 대우자동차 파업 때 공권력이 투입, 민주노총이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까지 벌였다.

이처럼 경찰병력이 투입되면 노-사 문제는 노-정 문제로 비화돼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국장은 "병원 사업장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전국 지부 간부들이 서울로 상경, 2박3일간 현장 '탈환'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신인 병원노련시절인 지난 89년 한양대병원에 공권력이 투입됐으나 조합원들이 재집결,
파업을 지속한 사례가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는 애써 외면하면서 사측이 요청한 공권력 투입에 즉각 응하는 등 노조의 목을 조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병원 사업장에 경찰 병력이 투입된다면 모든 조직력을 동원,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7일 대의원대회에서 병원 공권력 투입시, 거점농성에 돌입하고 전국 동시다발 집회, 국정감사 기간을 이용한 지속적인 대정부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대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6일 병원 파업과 관련, "조만간 경찰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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