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가 훼손한 꽃값을 물어주세요. ” 서울 종로구 이화동사무소는 최근 전국농어민총연맹 정광훈 의장에게 66만15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편지를 발송했다.

지난달 25일 전농이 대학로에서 주최한 대규모 시위로 가로화분 63개가 크게 파손되면서 그 안에 심어져있던 베고니아 1890그루가 못쓰게 됐기 때문. 이화동사무소는 시위대가 화분을 깨거나 집어 던지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첨부했다.

이화동사무소 이관규 주무주사는 “지난 3월부터 지역주민들과 함께 매일 물주며 가꾼 꽃을 한순간에 망쳐놨다”며 “꽃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시위대를 원망했다. 그는 “꽃 한그루당 350원으로, 양재동 꽃시장에서 사올 때 가격 그대로 계산했으며 인건비와 화분값, 흙값 등은 손해배상에서 뺐다”고 덧붙였다.

동사무소 직원들과 함께 꽃을 가꿔온 주민들은 “농민들 단체인 전농은 피땀 흘려 꽃을 키우는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다른 것은 다 포기해도 꽃값만은 반드시 받아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전농 측 관계자는 “의장이하 집행부 간부들이 지난달 30일 이후 농수산물가격보장 등을 요구하며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이라 아직 편지를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꽃값 변상 여부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피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