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노사관계는 노동계의 지도부 구성 등 내부조직 정비, 조직강화 움직임에 따라 상반기와 같이 전국적인 투쟁이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지난 상반기 노사관계는 97년 이래 가장 많은 노사분규가 발생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인데다 사용자들 이 새로운 대응전술을 등장시켜 갈등이 심화된 게 특징이란 지적이다.

■ 노동계 집행부 선거 및 주5일제 입법화 주목

한국노동연구원(원장 이원덕)이 최근 발간한 '매월노동동향 8월호'에서 배규식 연구위원은 '2002년 상반기 노사관계 평가와 하반기 전망'을 통해 이같은 전망과 분석을 내놨다.

우선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민주노총 및 각 산별연맹이 주요 선거를 치른다. 민주노총이 이번 달 보충선거를 실시하며, 전교조, 사무금융연맹, 금속산업연맹, 보건의료노조 등 주요 산별연맹이 집행부 선출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한국노총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노선을 둘러싼 내부 입장조율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양대노총이 노동운동의 구심력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노사관계는 전국적 수준에서 문제제기나 투쟁을 전개할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주5일근무제와 관련 정부입법으로 추진되면서 노사정간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일단 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 대기업노조에서도 주5일 근무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업규모별로 휴일 격차가 벌어져 노동시장의 분단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노사분규 97년이래 최대 불안한 출발
…손배청구·가압류 사용자 새 대응전술 주목

■ 노사분규 215건 97년이래 최대

지난 상반기 평가 부문에선 노사분규 장기화가 대표적인 특징으로 지적됐다.

올 상반기 노사분규건수는 6월말 현재 215건, 분규참가자수 7만377명, 노동손실일수 83만5,5,15일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9건보다 96건이나 많고 지난해 전체 분규건수 235건에 비해 불과 20건 적은 수치다. 이는 97년 이래 최대. 다만 분규참가자수가 노사분규가 극심했던 2000년에 비해 적은 것은 장기파업 사업장이 여러군데 있었기 때문.

■ 사용자의 새로운 대응전술

상반기의 가장 주목할 특징은 손해배상과 가압류라는 사용자들의 새로운 대응전술. 올해 들어 불법파업이나 합법파업 중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들의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통한 대응 및 보복전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배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손배와 가압류 액수는 7월초 현재 39개사업장 1,264억원(민주노총 자료)에 이르고 있는 실정.

사용자의 새로운 전술은 두가지 상반된 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사용자가 노조를 압박해 파업을 어렵게 하거나 투쟁적 노조활동을 온건하게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반면 노조가 이에 반발해 합법적 단체행동, 현장에서의 업무협조 거부 또는 음성적 다양한 저항을 통해 사실상 생산과 업무에 적지 않은 곤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특히 앞으로 사용자가 손배 청구나 가압류를 더욱 빈번히 사용할 경우, 노조활동의 면책 범위, 필수공익사업장에서의 불법파업에 따른 손배 청구의 법적 타당성, 손배 청구를 노조활동 약화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부당노동행위 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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