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노동자들이 잇따라 노조를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공공연맹 국립발레단노조(지난달 24일 설립)와 서울예술단노조(지난달 9일) 그리고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노조(지난 6월 25일)는 2일 오후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연합출범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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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화려하게만 보이는 예술노동자. 이들은 ‘예술은 병들어가고 노동자의 권리는 철저하게 박탈당하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노조를 설립했다.

이들 3개 노조는 문화, 공연예술이 상업주의를 뛰어 넘어 공공성, 창조성을 좀더 많이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을 파는 노예가 되기 싫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공서비스기능을 강화할 예술정책,
투명한 예술경영, 적극적 공연지원, 고용안정, 생활임금보장, 복지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일방적입니다. 휴가, 노동시간, 스케줄 등 단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무 것 도 없어요. 무언가 잘못됐다고 지적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닙니다. 연말 오디션에서 능력 없으니까 나가라고 하면 그렇게 해야 하거든요. 참을 수밖에 없는 거죠.” 서울예술단노조 안성빈 사무국장의 말이다. 그는 예술단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거의 비슷하다고 말한다.

서울예술단의 경우 지난 99년 구조조정으로 100명 가까운 단원들이 50여명을 줄었으며 90년 재단법인 출범부터 1년 계약직 신분이었다.

“‘예술 하는 사람이 무슨 돈 얘기냐’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해 밥도 먹고, 버스도 타야 되는 것 아닌가요?” 안 국장은 노동조건뿐 아니라 임신한 여성 단원이 한마디 변명도 없이 일터를 떠나야 하는 전근대적인 문화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하지 않겠냐고 토로한다.

“우리 예술노동이 모든 이가 누리는 소중한 재산으로 되돌려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무대에 설 겁니다. 공연예술의 당당한 창조자, 노동자로서 서는 모습도 보여드리겠습니다.” 노동조합에 막 가입한 무대 위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고 있는 발레리나, 첼로를 연주하는 연주자, 뮤지컬을 하고 있는 배우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한편 이미 공연관련 직종에서는 세종문화회관, 전북지역국악원, 청주시립예술단, 인천시립예술단, 광주시립예술단 등에 노조가 설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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