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이 지난 1일 노동부 장관에 '주40시간 근무제 도입' 관련 공개서한을 보낸 데 대해 노동계는 "근기법 개악이 시도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2일 "박용성 회장의 공개서한은 실노동시간 단축과 임금보전이라는 노사정위 노동시간 단축 협상의 기본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공개서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국제기준을 고려해도 우리나라 노동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447시간으로 OECD국가 중 최장시간 노동하고 있으며, 주5일제를 도입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성명에서 "주5일제 도입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우리사회의 약자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재계 주장대로 각종 휴가를 줄이면 실노동시간은 거의 줄지 않으며 이는 주5일제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또 "대한상의 회장이 공개서한으로 정부를 압박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부가 단독입법을 준비하면서 노동계의 견해를 듣지 않는 태도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서한문에서 "주40시간제를 논의할 때 공휴일을 조정하는 문제도 같이 논의해야 마땅"하다며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근로기준의 정립이라는 대원칙은 절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정부가 단독입법 과정에서 노동계 입장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 정부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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