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은 주5일제 시행 후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납품단가 인하요구로 비용부담을 전가받는 구조적 폐단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기업이 수시채용 방식을 채택하면서 중소기업 양성인력 유출과 생산직의 취업 기피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78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의욕 저하요인'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비교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납품단가 문제(34.4%)와 인력조달 문제(25.5%)를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자금조달(17.7%)과 납품대금 결제(9.8%) 등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분야였다.

특히 주5일 근무제 시행 후 대기업들이 납품단가를 지나치게 내려달라는 요구가 많아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금결제 조건의 개선 및 완제품 가격인하에 따른 비용부담을 중소기업에 전가하고 있다고 중소업체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또 경영의욕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낮다'(23.7%)보다는 '높다'(55%)는 응답이 많았으나 지난해보다 낮다는 응답이 16.6%포인트 높아져올 들어 중기인의 경영의욕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복수응답)으로는 △생산직의 중소기업취업 기피(47.2 %) △4대 사회보험 비용부담 증가(45%) △주5일 근무제 도입(43.8%) △말뿐인 신용대출(34.7%)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김영수 기협중앙회장은 "주5일제가 경영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새롭게 부상한 이유는 조기 도입시 근로의욕 감퇴에 따른 생산성 저하에다 인력난을 부채질해 인건비 부담마저 가중돼 기업활동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침체된 경영의욕을 높이기 위해 △ 불필요한 각종 규제철폐 및 완화(21.5%) △ 인력, 자금 등 대기업 편중 시정(21.1%) △ 법인세 인하 및 준조세 부담경감(18.3%) 등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일부 대기업의 실적발표를 보면 수천억~수조 원의 이익을 남기는 데 비해 납품 중소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일방적인 가격 횡포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거래 단절을 염려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ㆍ대기업간 하도급 거래에서 현금결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5~6월 184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지난 1월 납품거래 실적을 조사한 결과 현금지급 비중이 58.4%(기업구매전용카드 등 현금성 결제 포함)로 지난해와 2000년 각각 49.7%와 38.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하지만 어음결제기간이 60일 이내 75%, 61~90일 12.1%, 91일 이상 12.9% 등으로 60일 초과가 25%에 달해 여전히 지연지급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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