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공공조직은
주5일 근무제를 가장 늦게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3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중은행에 이어
카드사 한국은행 등이 주5일제를 시행하는 것에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손 부회장은
"이웃 일본에서는 정부나 금융기관이 주5일 근무제를 가장 나중에 시행했다"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을 위해 봉사해야 할
공조직이 먼저 나서 일감을 줄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 대부분이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제도개선과 기업 지원에서 정부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손 부회장은 그러나 재계가 최근 금융권의 주5일 근무제 시행에 집단적으로 대응해 이를 되돌리려 시도한 것에 대해서는 비현실성을 들어 철회했다.

전경련 등 경제5단체는 회원사들이 토요일에 근무하는 일부 외국은행 등의 금융기관으로 금융거래를 옮기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정부와 노동계 반발로 그 시기를 무기 연기한 바 있다.

그는 "대기업은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중소기업은 금융거래에 불편이 없는 금융기관으로 자연스럽게 거래처를 옮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대 그룹의 부당 내부거래를 조사하기로 한 것도 기업 의욕을 꺾는 결정으로 평가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과거의 투망식 조사를 하는 공정위 결정은 시기나 방법에 문제가 많다"며 "앞으로 진행상황을 봐가며 재계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 부회장은 본격적인 대선정국을 맞아 각 정당에 재계의 정책제언활동을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정부 들어서 도입된 각종 규제와 정책을 종합 점검해 과거 상태로 되돌리거나 도입을 취소해야 하는 제도를 파악하고 이를 차기 정부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손 부회장은 밝혔다.

손 부회장은 "산업별 구체적 기업경쟁력 제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중국과 각 분야의 요소비용을 비교해 우리 경제나 기업이 각성하지 않으면 안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쟁국에 비해 2배나 비싼 물류비, 공장 설립에 드는 비용, 준조세 부담, 각종 행정 규제 등을 집중 분석해 그 실상을 알릴 방침이다.

손 부회장은 "공장을 지을 때 필요한 서류가 경쟁국은 평균 16건인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35건에 이른다"며 "이 같은 행정절차만 간소화해도 기업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를 대상으로 한 정책 세일즈도 하반기 들어 강도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전경련이 마련한 '차기 정부 정책과제'를 각 당에 전달하고 설명해 후보들의 선거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본격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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