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증권, 카드사로 파급될듯

은행이 오는 7월 1일부터 주5일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주5일근무제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노사는 21일 오후 은행연합회관에서 대표단 교섭을 갖고 주5일제를 비롯해 올 해 임단협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22일 오후 88체육관에서 지부 대의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노조 합동 대의원 대회를 주5일제 교섭 보고대회 형식으로 치르고 23일 금융노사 전체대표단교섭에서 최종 합의할 예정이다.

■ 주5일 도입 임금 일부 보전, 임금인상폭은 6.5% 합의
금융노사는 지난 20일∼21일까지 연이어 가진 대표단 교섭에서 그 동안 논란이 됐던 체력단련휴가 6일의 임금보전과 관련해 직급별로 차등을 둬서 보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5급 5일, 4급 4일, 3급 3일, 2급 1일에 대해 임금을 보전하면서 보다 세부적인 것은 각 지부의 사정에 따라 실무회담에서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토요일 휴무로 인해 1년 동안 발생하는 26일 분을 월차 12일(임금보전 제외), 연차 8일(임금 보전), 체력단련 휴가 6일(차등 임금 보전)을 사용하는 형식으로 휴가일수를 조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체력단련 휴가일수 만큼은 연차휴가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휴가촉진 방안도 도입된다. 또한 생리휴가는 현행대로 유지하게 되며 청원휴가는 일부 조정됐다.

한편 임금부분에서는 임금가이드라인인 6%를 넘어선 6.5%로 합의했다. 임금부분 역시 세부적인 임금인상폭은 실무회담을 통해 각 지부별로 협상을 계속할 방침이다.

그 동안 노조는 은행권의 최다 수익 등을 근거로 9.15% 인상을 요구했으나 은행측이 6% 이하를 고집하면서 난항을 겪어 왔다. 그러나 노사 양측이 이날 대표단 교섭에서 6.5% 인상을 수용하면서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

■ '월드컵 기간중 노사화합 선언' 채택
금융노사는 이와 같이 주5일제와 임단협에서 사실상 합의하면서 23일 전체대표자 교섭에서 월드컵 기간 중 노사화합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은행측은 주5일제를 실시하고 임금가이드라인을 포기하면서 노사화합선언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금융노조는 "월드컵 기간 중에 노사화합선언을 하자는 것에는 대체로 공감했다"며 "다만 노사화합선언이 민주노총의 임단협 시기집중 투쟁이 맞물리는 시점에서 채택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윤태수 교육국장은 "노사화합선언이 투쟁을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남 광주 은행 구조조정 반대 투쟁 등 월드컵 이후에 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제2금융권 등 파급력 크다
은행권이 주5일제를 도입하면서 먼저 제2금융권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보험, 증권,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의 경우 토요일에는 자금결재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업무가 중지된다. 따라서 노조는 물론 사용자도 비용절감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주5일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제2금융권 노동자들은 은행이 주5일제를 도입하게 될 경우 같이 실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여성 노동자는 "토요일은 주로 자금 결제가 주요 업무인데 은행이 쉬면 출근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은행과 같이 주5일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정종승 기획국장은 "은행권 주5일제 도입으로 인해 연맹 산하 제2금융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 내에 (주 5일제와 관련한)연맹의 방침을 결정 지침을 하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무금융연맹은 일단 사업장의 특성을 살리면서 단협 등을 통해 주5일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