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별대표자회의서 교섭권 위임…본격적인 협상분위기

한국노총은 16일 산별대표자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산별연맹의 입장을 수렴한 결과 어느 정도 의견을 좁혀 협상 분위기를 마련했다.

이남순 위원장은 연맹 위원장들에게 "노사정위 합의대안(2001년 12월12일 발표)을 바탕으로 각 산별, 부문별 입장을 반영시켜 진전된 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사무총장은 산별대표자회가 끝난 후 기자브리핑에서 "교섭권을 위임받았으며,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의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노사정 교섭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경우 20일 시한을 넘겨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남순 위원장은 이날 "30일까지도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별대표자들은 이날 금융노조가 단협을 통해 '주5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노동시간 단축을 선도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 금융노조의 앞선 행보가 결과적으로 협상분위기를 만드는데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조부문 노조도 협상가능한 안을 제출함으로써 협상쪽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당초 한국노총이 16일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안팎의 관심이 모아졌으나, "협상을 진행할 안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교섭권을 위임받았다 하더라도 업종별 연맹의 입장 차가 여전히 뚜렷해 기존방침인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에서 크게 물러선 안을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협상진행 과정에서 산별대표자들간에 오늘 마련된 잠정협상안에 대한 조율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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