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한국시그네틱스지회 여성조합원에 대한 구로경찰서의 알몸수색에 대해 인권단체와 여성단체가 들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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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여성민우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등 44개 사회단체들은 11일 오전 11시 구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일 발생한 여성조합원에 대한 알몸수색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사회단체들은 "산업은행 로비에서 연행된 25명 중 구로경찰서에 연행된 7명에게 알몸수색이 자행됐다"며 "이 과정에서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극도의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록 여성경찰에 의해 진행되기는 했으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생리중인 여성까지 발가벗겨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시키는 등 권력에 의한 명백한 성폭력이자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사회단체들은 △ 관련 수사관의 파면 △ 구로경찰서장의 해임 △ 정부의 재발방지 노력과 대책 강구 △ 경찰청의 알몸수색 훈령 폐지 등을 촉구했으며 구로경찰서장을 면담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사회단체들은 또 오는 17일까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찰청 앞에서 대대적인 항의집회를 갖는 등 대정부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항의서한을 전달받은 구로경찰서장은 "서한을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만 답변해 면담자들로부터 "적극적인 해결의지가 없다"는 빈축을 샀다.

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 후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손배배상청구소송 등 가능한 법적 방법을 모두 동원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금속산업연맹 백순환 위원장도 "경찰이 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의지를 꺾으려는 만행"이라며 "철저한 사후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맹차원에서 사회문제화하고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해 조합원들은 지난 2일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도중 사진을 촬영하는 산업은행측에 필림 회수를 요구하며 로비에서 농성을 벌였고 "필림을 돌려줄테니 기다리라"는 말을 믿고 현장에서 대기하다 경찰에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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