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3개 노동조합의 하나인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은 지난해 7~8월 37일간 파업을 했다.

올해도 6월 중순부터 부분파업을 벌이더니 6월 28일 전면파업을 시작해28일로 31일째를 기록하고 있다.

공단측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보다 노조의 파업을 연례행사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민원인들의 불편은 뒷전으로 밀려있다.

공단은 지역. 직장.공무원 및 교직원 조합이 하나로 통합된 한지붕 세가족조직을 갖고 있다. 1998년 10월 지역의보 조합과 공무원 및 교직원 의보조합이 통합했고 올해 7월 직장의료보험조합을 더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거대조직이 됐다.

3개의 의료보험 조직을 통합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 대국민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 보험료의 형평성을 기한다는 취지에 따라 다소 이질적인 조직을 하나로 묶었다.

노동조합도 별도다. 공단의 한 간부는 "3개 노조의 입장이 달라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별도로 하다보면 1년이 지나갈 정도" 라고 말한다.

3개 노조의 상급단체도 제각각이다. 사회보험노조(지역의보노조)는 민주노총, 직장과 공. 교 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이다.

그러다보니 마찰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교 노조원들이 사회보험노조원들의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한다며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7월 통합을 앞두고서는 직장과 사회보험조합이 번갈아 파업하는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사회보험노조는 셋 중에서 가장 강성노조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직원 2천1천87명의 인사를 하자 파업을 해 6백여명의 인사를 철회 또는 변경시켰다.

지난달 30일 김한상 노조위원장은 박태영(朴泰榮)이사장의 뺨을 때린 이유로 "철들게 하기 위해서" 라고 답변할 정도였다.

이런 경험을 한 朴이사장은 "경영. 인사.감사권이 추락했다. 노사의 위상이 바뀌어 있다" 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런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집단 따돌림 피해자 소송비용 지원 등의 다소 상궤를 벗어난 대책도 나왔다.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도 1백명을 넘어서고 있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간부인사가 정실에 의해 이뤄지고 무능한 사람이 많아 노조원들과 충돌이 발생하는 것" 이라면서 "7천여명에 달하는 노조원 중 극소수가 한 행동을 마치 노조 전체가 그런 것처럼 공단이 과대포장하고 있다" 고 반박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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