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력노조가 16대 위원장·수석부위원장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4팀이 등록 처음으로 직선제 의한 경선을 치르게 됐다.

후보등록을 한 팀은 기호 1번 오경호(현 위원장, 55)·김홍욱(충남지부 위원장, 42), 기호 2번 이인희(본사지부 위원장, 40)·김정진(울산분회 위원장, 43), 기호 3번 이강호(사무처장, 52)·이정대(대구지부 위원장, 49), 기호 4번 김주영(서부지부 위원장, 41)·엄창희(제천전력지부 위원장, 50) 등이다.

앞으로 3년간 전력노조를 이끌게 될 위원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산자부가 배전부문 분할을 2004년 3월로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각 후보자들이 배전분할에 대책과 저지투쟁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후보자들의 직군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석부위원장 후보 모두 배전부문 출신이긴 하지만, 위원장 후보인 오경호 위원장과 이강호 사무처장은 송변전부문 출신이고, 이인희 위원장은 사무직 출신으로 배전부문 출신인 김주영 위원장이 조합원의 2/3를 차지하는 배전부문 조합원들에게 있어 직군상의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는 오경호 현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경호 위원장이 지난 2000년 전력산업구조개편법 저지투쟁 당시 파업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내부 논란 끝에 5,000여명의 발전부문 조합원들이 전력노조에서 나가게 된 것에 대한 비판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집행부에서 활동을 같이해온 이강호 사무처장이 출마하게 된 배경에도 "오경호 위원장의 지지도가 낮아 당선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경호 위원장은 그간 지하철노조 등과 함께 공공부문 연대활동을 추진해온 성과를 다른 후보들과 차별전략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지하철노조와 전력노조 선거로 활동이 주춤한 '공공부문노조연대' 소속 노조들은 오위원장의 재선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으며, 오위원장이 당선될 경우 '공공부문노조연대' 활동은 상당한 추진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작년 말 오경호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여 주목받은 바 있는 본사지부 이인희 위원장이 최연소 후보로 등록해'젊은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조합원 1만3,000명 규모의 전국단위 노조인 전력노조가 직선으로 실시하는 첫 번째 위원장 경선이다보니 과열되지 않고 깨끗한 정책선거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전력노조 위원장 선거는 오는 29일 실시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