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등 국가 행사를 앞두고 임단협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일선 사업장의 임단협 타결 및 교섭 걸음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화학노련 노사대책 담당자는 "교섭 타결률이 낮기도 하지만 아직 임금 요구안 조차 내놓지 않은 연맹 산하 노조가 거의 90%에 이른다"며 "당초 임단협 투쟁을 5월에 집중하기로 했던 계획에 약간의 차질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임단협이 늦춰지는 이유에 대해 노사 관계자들은 경기회복 전망에 따른 노조의 기대치 상승을 주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정부나 각종 경제연구소에 내놓은 올 경기전망은 전반적으로 청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기에 임단협을 체결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노조가 많다는 분석이다. 또 올 상반기에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노동시간단축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등 제도개선 논의가 진전이 없자, 이를 임단협과 연계하려는 노조의 노력도 한 원인으로 들고 있다.

한국노총 이정식 기획조정본부장은 "월드컵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는 정부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임단협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월드컵 등 외적변수가 임단협 체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3월 말 현재 100명 이상을 고용중인 사업장 5,401곳 중 임금교섭을 타결지은 사업장이 7.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월드컵 기간과 임단협이 겹치지 않도록 타결 시기를 6월 이전으로 앞당기기 위해 적극적인 지도를 해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