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를 지킨 사람들에게는 특별 휴가와 상여금을 준다더군요. 하지만우리가 받을 수 있는 건 뭐죠? ”

3일 오전 38일간의 긴긴 파업을 마치고 다시 작업장을 찾은 발전 노조원들의 표정에는 ‘얻은 게 없다’ 는 허탈감과 민영화, 징계 등에 따른 앞날의 불안감이 동시에 교차했다.

이 날 오전 오전 11시50분께 서울 마포구 당인 발전소에는 마지막까지 파업에 참가했던 55명의 노조원들이 복귀해 회사측과 토론회를 갖는 등 업무복귀 준비에 바쁜 모습이었다. 일부 파업 미참가자들은 노조 사무실 앞까지 찾아와 “그 동안 수고했다”며 오랜 시간 고생한 동료들과 일일이 어깨를 맞댔다.

그러나 돌아온 기쁨도 잠시. 노조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 노조원은 “애초 교섭권을 민노총에 위임한 게 잘못이었다”며“고생만 하고 결국 민노총에 완전히 속았다”고 분개해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이번 파업으로 오히려 해고자만 늘어났다. 얻은 것은 적고 잃은것만 많았던 파업”이라며 씁쓸해 했다.

이런 가운데 파업 노조원과 근무했던 직원 간은 물론 돌아갈 작업장이 있는 노조원과 해고 노조원들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와 긴장감이 감돌아 보는 이들은 안타깝게 했다.

지난달 18일 사측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노조원 변모(32)씨는 “지금살고 있는 사택에서도 당장 나가야 한다니 40여 일간 혼자 집을 지키던 집사람은 울기만 하더군요”라며 “하지만 파업에 참가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작업장을 지켰던 한 직원은 “우리도 마음은 파업 현장에 가 있었다”며“발전 가족 사이에 깊이 패인 골을 메우는 일이 급선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