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노조 파업 사태를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던 민주노총과 정부의 극적 타협이이뤄진 2일, 명동성당에서 37일째 농성중이던 발전노조원들은 “얻은 것이 하나도없다”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명동성당 표정 = 오후 1시께 명동성당의 발전노조 지도부 농성천막에 합의문내용이 전해지자 노조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앞날을 걱정했다.

지도부 대책회의에서도 업무 복귀 형식 등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다. 서성석중부본부 위원장은 “발전노조 내부에서는 스스로 업무에 복귀해 전열을재정비하는 방안을 이미 논의해왔다”며 “그러나 합의안은 지난달 23일 정부와벌인 비밀교섭안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천막 주변 사수대 조합원들도 “조합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아복귀하더라도 갈등의 불씨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는 초상집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백남용 명동성당 주임신부는 “경찰력이 투입될까봐 마음을 졸였는데노사정이 인내심을 발휘해 큰 물리적 충돌없이 끝나게 돼 고마울 따름”이라고말해 대조를 보였다.

■ 긴박했던 협상 순간 = 정부와 민주노총은 이날 새벽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되는진통 끝에 총파업 돌입 직전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다.

전날 밤 10시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노동부 김원배 기획관리실장 등정부쪽 대표자 3명과 민주노총 이홍우 사무총장 등 노조쪽 대표자 3명은 밤샘마라톤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쪽 양보안 중 `발전소 민영화는 교섭대상이아니고 향후 협상 대상에서도 제외한다'는 조항을 노조가 거부하면서 밤11시30분께 1차 협상이 결렬됐다. 새벽 3시께 협상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협상 결렬 뒤에도 민주노총은 “파업 돌입 시한인 오후 1시까지기다리겠다”며 협상의 문을 열어놓았고, 마침내 오전 11시께부터 롯데호텔에서다시 막판 협상이 재개됐다.

그리고 총파업 10분 전인 오후 12시50분 최종 합의를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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