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노조 때문에 명동성당에 경찰력이 들어올 경우, `성지'의 의미가훼손된다. ” 명동성당쪽이 농성노조원의 퇴거를 요청하는 논리다.
오랜 기간동안 각종 시위 농성에 따른 불편을 무던히 참아줬던 신도들의 심정이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경찰이 명동성당을 출입하는 신도들에게까지신분증 제출을 요구하게 된 것은 성당쪽이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발전노조원들은 명동성당 신도들의 압박에 궁색한 입장이다. “민주화의`성지'인 명동성당마저 우리를 거부하면 갈 곳이 없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명동성당쪽은 “농성이 계속되면 공권력이 성당으로 들어올 수 있고, 나중에 사회적 약자나 민주화운동하는 이들이 피신할 곳이 없어진다. ”고 말한다.명동성당쪽이 말하는 `사회적 약자'는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명동성당은 지난 1975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이곳에서 `인권회복 및국민투표거부운동'을 벌인 이후, 민주화 운동의 터전이자, 쫓기는 사람들의피난처이자, 민중들과 함께하는 성지로서의 역할을 하며 약자들의 `쉼터'로존재왔다. 명동성당은 과거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에도 공권력이 감히함부로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옛 명동성당의 문턱은 이처럼 지배자에게는 높고, 약자에게는 참으로 낮았다. 그래서일까, 그때의 명동성당의 권위는 참으로드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