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사이에서 퇴직자들의 새 출발을 지원하는 퇴직자 관리프로그램이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단순한 관리차원을 넘어 장기적으로 회사와 퇴직자간의 유대관계를 지속시키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오는 25일부터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10개월간의 인생설계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창업희망자의 경우 창업현장 체험과 유망아이템 선정, 시장조사 및 사업계획서 작성,현장실사까지종합적인 창업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된다는 점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에서 얻었던 노하우를 계속 살리고 퇴직후에도 지속적으로 회사와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둔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정년퇴직자들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쌓았던 기술력과 노하우를 재활용하고 있는 경우.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본사 소조립부에서 정년퇴직한 직원 12명이 “협력회사를 설립해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받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이 회사는 1년도 안돼 정년퇴직자 40명을 비롯한 60여명의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회사 제품은 노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선박 블록용 철구조물이지만 다들 건강한 체력으로 거뜬히해내고 있다”면서 “특히 현대중공업에서 수십년간 갈고 닦은 기술력이 깔려 있어 제조결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본사 퇴직자 전용 인터넷사이트인 ‘OB클럽’ 을 개설해 퇴직한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을마련했다. 특히 퇴직자들이 현직에서 사용하던 E메일 주소를 그대로 사용토록 하고 별도 서버도 구축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정밀화학, 현대건설 등도 전·현직 직원들간 유대를 위한 사이트를 운영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퇴직한 사람들과의 지속적인유대를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무료 재취업교육이나 취업알선뿐 아니라 갖가지 민원을 들어주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4500여명을 퇴직시킨 뒤 1700여명을 재취업 및 창업시킨 대우차와 회사폐쇄 후 90% 이상의 재취업을 도와준 휴렛팩커드 자회사의 사례는 대표적인 지원프로그램 성공사례로 꼽힌다.

대우차의 성공사례가 알려진 후 제일제당과 포스틸, LG전자,삼성코닝, 삼성건설,교보생명,태광산업 등 대기업 사이에서 전직 및 퇴직관리 프로그램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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