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이 날 보도자료를 내 “발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함에 따라 전력공급에 차질이 예상되는 등 국가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모회사의 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 취임 뒤 한전의 배전부문(전력도매) 분할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고, 발전노조의 파업 이후에도 사태 수습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정부쪽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이번 사태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만큼 노조원들이 일단 현장에 복귀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고 한전관계자가 전했다. 한전은 이미 주주들에게 3월22일 주주총회를 통보한 가운데 주총안건에 대표이사 선임건이 없어 일단 고인석 부사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임시경영진을 구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전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선임한 후보를 산자부 장관이 제청한 다음 대통령이 임명하는 데까지 통상 두달 이상 걸려, 민영화 문제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는 와중에 최고경영자까지 공백인 상황에 빠지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