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노총 지도부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이남순 위원장이 당선되고 한달이 훌쩍 넘어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인사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물론 중간에 설연휴가 끼어있고 철도파업 등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이유도 있으나, '개혁'을 내세운 이남순 집행부가 변화를 모색하는데 있어 그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또한 철도노조 내부에선 교섭을 위임받았던 한국노총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다 상급단체 변경까지 추진되고 있어 한국노총 지도부는 더욱 '개혁'에 대한 기대수준에 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사에 있어 문제는 조직시스템의 변화와 새로운 인물로 집약될 수 있다. 조직시스템과 관련해 '현장중심의 부서 강화' 등을 놓고 본부장 회의에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규로 사무총국에 들어오는 인사 배치 등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쯤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사무총국의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이남순 위원장이 자유롭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모두 보직사임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사발표가 늦어지며 사무총국에서는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불만이 간간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노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무총국 분위기를 가라앉게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괴롭다"며 "몰라줘도 이렇게 몰라주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간 내부적으로 많이 곪아있었다는 반성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무총국 내부에서도 철도노조의 상급단체 변경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철도노조가 상급단체를 변경할 경우 한국노총이 한단계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한국노총 사무총국과 단위노조들은 많이 변화하고 있으나 중간조직들의 변화가 더딘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노총의 이번 인사가 연맹과 지역본부의 개혁까지 추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남순 위원장이 과제로 내세운 '개혁'을 책임지고 나갈 사람들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이번 인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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