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정책 평가 부정적, 1/3 장시간 노동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전투적 노동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올해 양대선거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대략 예상할 수 있는 '의식조사 보고서'가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노총은 조합원의 의식 일반의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매 3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한다는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그 첫 번째로 지난해 8월 2,000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물로 '조합원 의식조사 보고서'를 4일 발간했다. 한국노총이 전계층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동자 의식 일반에 대해서 실시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은 노동운동관련 의식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공금융부문은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제조업과 공공금융부문 모두 생존권 문제가 걸려있음에도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제조업의 경우 시장에 의해 구조조정이 압박되고 있어 싸울 상대가 애매한 반면, 공공금융부문은 정부정책에 의해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어 싸울 상대가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대의식과 관련해서 공공금융부문 노동자들은 제조업 노동자들보다 고임금자 파업, 비정규직 조직화, 공무원 노동기본권보장, 양대노총 통합, 공무원파업권 허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 1/3이 주57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
노동시간에 있어서는 주 57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33.2%에 달했다.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철도(72.7%), 택시(70.4%), 체신(65.2%) 순으로 정부 현업부서에서 장시간 노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직장만족의 비율도 떨어졌으며, 전투적 노동운동 방식을 선호하는 비율도 더 높아졌다.

전투적 운동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비율은 14.1%, 전투적 운동방식을 반대하는 비율이 21.8%, 투쟁성은 갖되 유연한 전술개발이 있어야 한다는 비율이 53.1%로 나타났다. 전투적 노동운동의 유지를 주장하는 응답자들은 한국노총 활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계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역점을 둬야 할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협상력 강화(65.0%), 조직내 민주성 제고나 조직통합(21.5%), 투쟁력 강화(8.7%), 정치세력화(1.5%) 순으로 답했다.

노사정위에 대해서는 과반수가 노동자의 의견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대응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70% 정도가 '더욱더 참여'해야 한다고 답해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현실론적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8년 10월에 한국노총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62%가 탈퇴나 해체투쟁을 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 두배 가까이 상승
16대 총선시 양대정당에 지지를 보냈다는 응답이 61.0%였던데 비해 향후 투표시 양대정당에 대한 지지는 41.5%로 약 20%p가 하락했다. 이에 반해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는 4.4%에서 8.4%로 상승해 두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대응방안으로는 노동자·시민의 독자정당 건설 지지가 41.8%, 한국노총만의 독자정당 건설 10.4%로 97년도 정치의식 조사결과(58.6%)와 유사했다. 독자정당 건설을 지지하는 비율은 평조합원(51.7%)보다 상임간부(69.9%)가 더 높게 나타났다.

현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대북정책에 대해서만 만점인 5점의 1/2을 약간 초과한 2.64를 보여주고 있으며, 재벌개혁 부문은 2.44, 정치개혁과 노동정책은 2.1점대로 부정적이었다. 현정부 정책의 순부정평가 비율도 역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 표 16대 총선과 향후 투표시의 정당 지지비율 비교는 PDF 보기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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