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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일도 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
  • 정현권 유용하 기자
  • 승인 2002.02.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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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변해야지요."

우리나라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불리던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조합을 선두에서 이끌면서 두 차례의 감방살이와 10여년의 해직생활을 겪은 배일도 위원장이 이번 공기업 노조파업을 지켜보면서 뗀 운이다.

"경제의 3주체인 국가. 기업. 국민은 항상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어느 한 쪽이 힘으로만 밀어붙여 삐걱대면 결국은 전체가 공멸하게 될 것입니다. 노사관계는 바로 이런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출발해야 합니다. "

뼈저린 지난날의 경험에서 터득한 지혜를 그는 조심스럽게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처럼 노. 사가 계속 힘겨루기만 해서는 안된다며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철도. 발전 모두 우리 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구조개혁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모두가 공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모두가 무너지는 쪽으로 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위원장은 "구조개혁에 있어 국민의 사전동의 없이 무조건 몰아붙이는 정부나 사측, 기존의 노동운동 방식대로 강경하게 나서는 노측, 모두 이제는 정말로 한 걸음 물러서서 마음을 열고 서로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충돌은 노. 사.정간 자율적 교섭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며 노사문제에 있어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갈등 해결의 방식이라는 그의 분석이다.

이 같은 노사문제의 해결 방식으로 배위원장은 '사후적 책임경영'을 제시했다.

"현재 공기업에 있어서는 정부의 사전. 중간 감독적 경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전감독 경영을 하고, 채찍과 당근이라는 징계와 인센티브 제도를 통한 중간감독 경영방식으로는 노사는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일정 기간 내에 노사간 타협으로 자율적인 경영을 하도록 맡겨놓고 사후책임을 물으면 될 것입니다. "

즉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사문제에 개입해 노. 사 자율적 교섭을 깨서는 안되고, 노조는 무조건적인 계급 대립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또 상급 노동단체가 소속 노조에 획일적으로 지시하는 병폐도 사라져야할 시점이며 노동운동 초기의 순수성을 잃어서도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이 서구적 발전논리에 따라가며 지나치게 물질적 풍요만을 강조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가령 단순히 휴가를 더 늘리고, 임금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 만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문화를 창출하도록 노사가 변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조합의 역할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적극적인 사고를 통해 전체가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임단협 협상타결안 부결로 3월 중 노조위원장직을 물러나게 되는 배위원장은 "서울 이화여대역 역무원 자리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며 "꼭 위원장의 자리가 아니라 한 사람의 공사 직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공사 노조가 지난 2월 초 임금. 단체 협상안을 찬반투표를 통해 이 달 22일 부결시키자 2000년 '무쟁의'노조를 선언하는 등의 노사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킨 배 위원장은 시작한 일을 마무리 못한 것 같아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노. 사관계는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고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정현권 유용하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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