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정기훈 기자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첫날인 28일 국민의힘은 ‘민생·정치개혁·범죄심판론’을,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밀어붙였다. 당초 운동권 심판론을 내세웠던 국민의힘은 운동권의 상징으로 평가받던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 명분을 잃으며 다른 메시지로 급전환했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은 고물가로 인한 서민경제의 어려움으로 불이 붙는 모양새다.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녹색정의당은 ‘다시 시작하겠다’며 무릎을 꿇었다.

급하게 띄운 ‘정치개혁’ 국민의힘
꾸준히 ‘정권심판론’ 민주당

국민의힘은 이날 0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국민의힘으로 민생살리기’ 선거운동을 개시했다.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렇게 땀 흘려서 일하시는 생활인들의 현장에서 시작하고 싶었다”며 “그런 생활인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국민들께 민심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가락시장에서 첫날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범죄 연대’로 규정하고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정치개혁을 목표로 하는 국회 완전 이전 공약을 말씀드렸다.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는 의미”라며 “정치개혁 전제로 이재명·조국 대표 세력을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며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석열 정권을 주권자가,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왔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이후 물가가 오르며 생활이 어려워지고,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외면해 왔다는 사실을 되짚었다. 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정권 무능으로 물가는 폭등하고, 이자는 오르고, 민생은 파탄, 경제는 폭망했다”며 “용산 참사의 원인을 밝혀 내려는 노력도 정권에 의해 저지당하며 국민들의 주권이 부정당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책임을 정부가 저버렸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전현희 민주당 후보(서울 중·성동갑) 지지 유세에 합세했다. 임 전 실장과 전 후보가 포옹하는 모습도 나왔다. 공천 파동을 종식하겠다는 메시지다.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정권심판론이 더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올해 총선에서 여당에 더 힘을 줘야 한다는 응답이 36%, 야당에 힘을 줘야 한다는 응답이 52%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33%, 못 하고 있다는 응답은 60%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39%, 조국혁신당 8%, 녹색정의당 1%, 지지정당 없음 12%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 더불어민주당
▲ 더불어민주당

 

“죄송하다, 부족했다”
녹색정의당 무릎 꿇고 지지 호소

녹색정의당은 이날 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총선의 첫 행보를 시작한다”며 “이번 총선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정치, 행정,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새겨야 할 선거다.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를 만드는 길에 녹색정의당이 최선두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는 “죄송하다. 주신 사랑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무릎을 꿇었다.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은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흔들던 사람들은 떠나고, 저희는 이제 더 단단해졌다”며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엎드렸다.

녹색정의당
▲녹색정의당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