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행진하는 사람들 목적지가 저 앞인데, 빈틈없는 차벽이 진작에 높아 꽉 막혔다. 아우성이 따라 높았다. 일반도로교통방해는 그 죄가 어찌나 중한 것이었던지, 현행범 체포하라는 지휘관의 명령이 추상같았다. 뒷줄에 늘어선 채증 카메라가 일제히 사선으로 뻗었다. 거기 파란색 깃발보다 많았다. 노조 회계장부 훑듯, 사각 없이 그곳 온갖 사소한 몸짓과 표정까지를 고해상도로 담는다. 고성이 오갔다. 체포 엄포만이 돌아왔다. 꽉 막힌 채 2년을 묵은 체증이 도무지 가시질 않는다. 심판 목소리 높아갈수록 차 벽이 더 높았던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은 들이박는 일을 멈출 생각이 없는가보다. 용산 대통령실 앞 그 많은 채증 카메라가 앞으로도 바삐 돌아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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