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을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체제로 치른다. 문재인 전 정부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며 발생한 공천 파동을 수습하고, ‘원팀’으로 뭉쳐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분위기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민주당 ‘쓰리톱’으로 공천파동 잠재우기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필요하다면 당의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는 요구를 했다”며 “앞으로 선거와 관련한 주요 전략적 판단을 선대위에서 할 수 있게 해 달라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선대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총선을 승리로 이끈 이해찬 전 대표와, 김 전 총리가 공천 파동을 진정시키고 당 통합을 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선대위 명칭은 ‘정권 심판 국민 승리 선대위’다. 12일 정식 발족한다. 선대위 성격을 규정하는 4대 키워드는 ‘혁신·통합·국민 참여·심판’이다. 김민석 상황실장은 “민주당에 요구되는 혁신과 통합, 국민 참여와 이번 총선의 성격인 심판의 네 가지 성격을 담는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공천 파동 핵심이었던 임종석 전 문재인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이상의 분열은 공멸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백의종군한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돌파해야 한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김민석 상황실장은 “선대위에 어떠한 형식으로든, 공동 선대위원장을 포함해서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사가 (임 전 실장에게) 전달된 바 있다”며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향후 3명의 상임 선대위원장에 더해 최대 8명의 공동 선대위원장이 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노동 비례, 박홍배 유력
국민의힘 비례, 한국노총 출신 무더기 신청

반면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홀로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쓰리톱’을 얘기하는데 이재명 대표가 재판을 가야 하니 혼자 선거를 지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나는 이 선거를 지휘하기 위해 불려 나온 당 대표”라고 했다.

선대위원으로는 이번 선거 출마자 중 분야별 상징성이 큰 후보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윤희숙 전 의원,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민주당에서 당적을 옮긴 이상민 의원 등이 거론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선대위에 우리 당에서 확장성, 상징성을 가진 분들을 포함해 최대한 우리가 이기는 선거를 하는 데 함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주당이 밝히기로 했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은 보류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날부터 비례대표 공천 후보 선정에 들어갔다. 민주당에서는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노동 몫 비례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비례후보 신청자에는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김현중 전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이신원 전 한국노총 전남본부 의장, 양정주 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신동진 전 전력노조 위원장, 정태길 전 해상노련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