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영표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임세웅 기자>

공천 결과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홍영표·설훈 의원이 새로운미래 의원들과 민주연대를 띄운다. 이들은 민주당 경선 결과가 나오면 탈락자들과 접촉할 계획이지만, 추가 탈당자들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현역의원 공천탈락자가 나오는 국민의힘에서도 공천 잡음이 조금씩 불거지는 모양새다.

홍영표·설훈 새로운미래 입당 예상

홍영표·설훈·김종민·박영순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심판, 이재명 방탄 청산을 바라는 모든 분과 힘을 합치겠다”며 ‘민주연대’ 결성을 알렸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가족 방탄 이슈는 이재명 대표 본인 방탄으로 상쇄됐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윤석열 검찰 독재를 가능하게 했다”며 “진짜 민주당으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실현해 내겠다”고 했다.

홍익표·설훈 의원은 향후 새로운미래에 입당한다. 지도체제는 이낙연·홍영표·김종민 공동대표 체제로 하고, 11일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도 띄울 방침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광주 선거에 집중한다. 논의를 통해 당명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종민 의원은 “정당으로 등록된 새로운미래 중심으로 힘을 모으는 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민주연대나 새로운민주당을 당명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의원은 “당명을 바꾸는 절차에 대한 현실적 제약이 있다”고 했다. 홍영표 의원도 “당명을 바꾸는 법적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연대에 현역의원이 추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설 의원은 “추가로 합류할 분들은 이번 주 내로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홍 의원은 “현역 의원 중 한두 분이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과 접촉 중이라면서 “(경선에서 패배한) 강병원 의원과는 홍영표 의원이 통화했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 결과 발표
이수진 의원 승리, 강병원 의원 탈락

민주당 공천 경선 탈락자들을 염두에 둔 셈법이다. 민주당은 지난 6일 밤 4차·5차·6차 경선 지역구 20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공천 탈락자들이 대거 나왔다. 서울 은평을에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이 경선에서 승리했고 강병원 의원이 패했다. 성남 중원에는 한국노총 출신 이수진 의원이 윤영찬 의원을 이겼다. 경기 남양주을에서는 김병주 의원이 이기며 김한정 의원이 탈락했다. 충북 청주 상당에서 이강일 민생경제지원단 상임위원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노영민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낙천했다. 박용진 의원은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이승훈 변호사와 3인 경선 끝에 결선 기회를 얻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경선에서 떨어진 이들이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다. 공직선거법 57조의2(당내경선의 실시)에 따르면 경선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무소속이든 다른 당 후보로 같은 지역구에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동훈 “탈당 뒤 출마시 복당 불허”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컷오프로 발생한 공천 파동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대구 달서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사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 서울 강남병에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단수공천하고 울산 남갑은 국민 추천제 대상으로 지정하며 컷오프된 지역 현역 홍석준·유경준·이채익 의원은 반발했다. 홍 의원과 유 의원은 지난 6일 재심을 요청했고, 이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남과 서초는 사랑받는 지역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두 번 되면 안 된다”며 “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정하는 분을 재배치할 필요는 없다. 재배치는 원팀으로 함께 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경준 의원이 따르지 않으면 지역구 재배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공관위는 이날 회의에서 유 의원에 대한 재배치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북을, 경기 화성정, 경기 용인을이 거론된다.

이 의원의 무소속 출마 시사에는 복당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 위원장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과거처럼 당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가 당선된 다음 복당할 생각이라면, 그런 일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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