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위원장 장창열)가 대의원대회에서 정부의 회계공시 거부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금속노조는 28일 오후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고용노동부의 노조회계공시스템에 회계를 공시하도록 한 정부방침을 거부하고 대정부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금속노조 겨냥한 탄압, 회계공시 철회부터”

장창열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노조탄압 악법에 투쟁하지 않는다면 책임 방기”라며 “현장의 어려움이 있지만 책임지고 조합원을 설득하겠다. 회계공시 거부와 노조탄압 투쟁을 결의한 것은 노조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정부의 노조회계 공시 요구를 수용해 지난해 회계정보를 노동부 시스템에 공시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공세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장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노조회계 공시 거부를 강조했다. 이날 대회사에서도 그는 “(윤석열 정권이) 총선 전에는 여당 승리를 위해, 총선 후에는 윤석열 체제 공고화를 위해 노조의 숨통을 조이고, 올해는 그 방향이 금속노조를 향할 것이란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회계공시도, 전임자 문제에 대한 공격도 모두 민주노조의 명줄을 끊으려는 도발이라는 경각심을 갖고 노조 정신과 역사를 지킨다는 각오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회계공시 거부와 윤석열 정부 노조탄압 대응 투쟁결의문도 채택했다. 결의문에서 노조는 “회계공시는 시작일 뿐, 정권은 이제 전임자를 줄이고 노조의 손과 발을 묶어 노조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힘을 빼고 결국은 노조의 모든 것을 내놓으라 할 것”이라며 “하나하나 내주다 보면 민주노조는 식물노조로 전락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계공시를 거부하고 전임자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고 단협과 조직력을 사수해야 민주노조를 지킬 수 있다”며 “민주노조를 지켜야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이 나라 모든 노동자의 삶을 지킬 수 있다. 금속이 먼저 앞장서 투쟁하자”고 결의했다.

고용안정, 노란봉투법 쟁취 등 4대 핵심 투쟁 결정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금속노조는 올해 사업계획을 정하고, 사업예산 625억1천200만원을 승인했다. 대회는 오후 2시께 재적 839명 참석 574명으로 과반(420명)을 넘겨 성사됐다. 노조는 △윤석열 정권의 노동유연화를 막는 사회 투쟁 전선 형성 △민주노조 사수 △모든 노동자 권리보장 선도 △산별노조 혁신과 확대를 사업 기조로 4대 핵심 투쟁과 3대 중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4대 핵심 투쟁은 고용의제·대중·노란봉투법 쟁취·정의로운 전환 투쟁, 3대 중점 사업은 금속노조 체제 혁신·공세적 조직화·산별노조 교육사업이다.

특히 올해 산별교섭의제에 고용과 전환기 교섭을 의제로 삼았다. 장석원 노조 기획실장은 “고용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임금·단체교섭 요구안을 중심으로 녹색전환·연대·평등·청년·안전 등 고용의제를 연결해 고용의 양과 질을 확보하는 종합적 투쟁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윤석열 정권이 이주노동자를 대폭 늘리면서 이주노동자의 처우개선도 신설했다.

노조는 당초 이날 마지막 안건으로 현장발의된 진보당 지지철회 안건을 토론하기로 했으나 감사위원 선출 투표가 지연돼 투표기한을 다음달 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대회는 산회했다. 진보당 지지철회 안건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별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