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이 집단 탈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훈 의원은 탈당하며 자신과 같은 의원들이 당내에서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미래로 갈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정권 인사의 대표격으로 여겨졌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공천 탈락에 대해 번복을 요청하며,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거취를 밝히겠다고 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또다시 전 정권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결정을 이어 갔다.

설훈 의원 탈당, 새로운미래 입당 예고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의결 재고” 요청

설훈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다섯 명 정도의 탈당 의원들이 더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이들이 모두 새로운미래로 입당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설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민주당의 집단 탈당에 대해 “다섯 명 정도가 될 것 같은데 유동적이고, 제가 먼저 한다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와 연락하고 있다며 “때가 되면 다 합쳐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략공천에서 탈락하며 본격적인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을 일으킨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결정 번복을 요청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결을 재고해 달라. 저는 여느 때처럼 이날 저녁 6시 왕십리역 광장에 나가 저녁 인사를 드릴 예정”이라며 “저의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 답을 들은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모두가 총선승리를 바라지만 누구보다 바라는 것은 이재명 대표와 당 최고위원회일 것이다”며 “민주당이 고려할 것은 서울 중구성동갑에서 확실하게 승리하고 총선승리를 통합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구성동갑은 현재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공천을 받았다.

임 전 비서실장 공천 여부는 당내 갈등의 뇌관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에 대한 공천 배제의 척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 정권의 탄생의 원인을 제공자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는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발언은 임 전 비서실장을 두고 한 말이다.

홍영표·기동민 등 사실상 공천 배제
홍영표 탈당 가능성에 시선 쏠려

민주당의 전략공천지 발표를 보면 갈등이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9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심사를 발표했다. 서울 성북을과 인천 부평을, 오산, 충북 청주서원, 충북 청주청원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했다. 서울 성북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했던 기동민 의원, 인천 부평을은 2012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상황실장으로 인연을 맺으며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좌장으로 평가받는 홍영표 의원이 현역이다. 청주 서원구 현역 의원은 문재인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이장섭 의원이다.

임혁백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도덕성 문제, 본선 경쟁력을 감안한 결과”라고 밝혔다. 기동민 의원은 사실상 공천배제 결정이 내려졌다. 임 위원장은 “기동민 의원은 금품수수 혐의가 올라와 공관위 산하 도덕성검증소위원회에서 며칠간 검증을 거친 끝에, 서울 성북을을 전략공관위로 이관해 기 의원의 공천 문제를 심사하도록 했다”고 했다. 기동민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임 위원장은 “본선 경쟁력 제고를 위해 (몇몇 지역구를) 전략공관위로 이관한 것”이라며 “전략공관위에서 경선을 할 수 있고, 이 지역의 현역 의원들도 다시 경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공천지가 정해지면 추가 탈당자가 나올 전망이다. 홍영표 의원이 유력하다. 그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불공정한 공천이 이뤄질 경우 탈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상헌 민주당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현역 울산 북구 지역구 의원으로, 민주진보개혁 선거연합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이 윤종오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한다는 결정에 불복했다. 무소속 의원으로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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