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델리민주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이 전략 공천자를 발표하며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지난 26일부터 공천 논란 항의 차원에서 당무를 거부했던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매우 유감” 공개 비판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략공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 중구성동갑에 전현희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성동갑은 이곳에서 16·17대 의원을 지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출마 뜻을 밝힌 곳이다.

임 전 비서실장의 중구성동갑 공천 여부는 당내 갈등의 뇌관이었다. 문재인 정부 인사공천 배제의 척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 정권의 탄생의 원인을 제공자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는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발언은 임 전 비서실장을 두고 한 말이다.

전략공천자 발표 직후 파장이 발생했다. 지난 26일부터 당내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당무를 거부해 왔던 고민정 의원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논의를 통해 갈등 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제게 돌아온 것은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종석 전 비서실장 공천 배제에 대해 “전략 단위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라면서도 “제가 지도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로의 이탈자도 발생했다.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 평가를 받은 박영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서는 정당민주주의의 미래, 동지들과 지역주민 열망 실현 가능성이 없기에 박차고 나가겠다.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공개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하위평가를 받아 재심을 신청한 경우 평가 내용 공개와 설명이 안 되고 있는 데에 문제제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평가) 하위평가자에 대한 개인 연락 문제와 관련해 제가 여러 차례 굉장히 강력히 주문했음에도, 공관위원장께서 당헌·당규를 이유로 못 해주겠다고 하면서 당사자들에게 그냥 문자를 날렸다”며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었고 절차 자체도 매우 거칠고 투박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로서 당 의원들이 탈당 의사를 밝힌 것은 제 부족함”이라며 “최후의 순간까지 설득하겠다”고 했다. 고민정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에도 “당원의 뜻이 담긴 자리를 가벼이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복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박범계 선관위원장
“체포동의안 통과되는 과정의 어떤 산물”

민주당은 당분간 현재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이 없는 여론조사가 이뤄졌다는 논란이 발생한 직후 건강을 이유로 사퇴한 정필모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박범계 의원은 공천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박범계 선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의 재심 신청 기각 논란에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선출되고 나서 끊임없는 수사와 기소와 공판에 시달렸지 않느냐”며 “민주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대립했고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는, 1년 반 동안의 과정의 어떤 산물”이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동료들이 점수를 낮게 줬다는 것이냐’는 질의에는 “동료뿐만 아니라 당원 평가 등 여러 평가들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