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충격이 클 것으로 꼽히는 자동차산업에서 5년 전보다 사업체 수·종사자 수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과도기 현상으로 풀이된다.

5년 전보다 자동차부품사 209개 늘고, 종사자 8천명 증가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7일 ‘자동차부품 제조업 산업·일자리 전환 지도’를 공개했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디지털 기술 발전,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급격한 변동이 예상된다. 이번에 공개된 전환 지도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현황, 제조업 사업체 및 일자리 변화 등을 분석했다.

고용정보원이 고용보험 피보험자 1명 이상 사업체,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3년 9월 자동차부품 제조사는 8천677개로 종사자는 24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사업체는 경기(1천642개)·경남(1천488개)·경북(1천107개)·충남(1천23개) 등에 집중됐다.

흥미로운 점은 내연기관차가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사와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9월 8천644개였던 자동차부품사는 지난해 33개 더 늘어 8천677개로 집계됐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09개(2.4%)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종사자는 1년 전보다 1만3천명, 5년 전보다 8천명 증가한 23만3천명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부품 제조사 노동자 이직은 주로 같은 업종 또는 같은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제조사에 입직한 노동자는 6만4천명. 이 가운데 직전 일자리 정보가 있는 노동자 5만2천명을 분석했더니 35.1%가 자동차부품 제조사에서 일했다.

2023년 자동차부품 제조사로 이직한 노동자는 5만5천명인데, 이후 일자리 정보가 있는 노동자 3만2천명의 노동경로를 분석하면 자동차부품 제조사가 43.7%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자동차부품사 노동자들이 지역에서 이직하는 현상도 관측됐다. 2023년 충남지역 자동차부품 제조사에서 이직 후 일자리 정보가 있는 노동자 7천명의 정보를 파악했더니 10명 중 8명(76.4%)이 충남 내에서 이직했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에서 급격한 변화는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며 “이직자들은 지역 내에서, 지역을 바꾸더라도 주로 동 산업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기 현상 “산업전환 대비해야”

이문호 워크인연구소 소장은 “전기차 생산이 생각했던 것보다 급속히 늘어나지 않고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이 오히려 늘어나 고용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런 효과가 안정적인 고용을 늘리는 형태로 가진 않을 것이다. 부품사가 독립법인을 만들어 부품을 도급, 위탁생산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불안정노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전기차가 주춤하는 지금이 산업전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아며 “빨리 사회적 대화 틀을 만들어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경훈 노동시장정책국장은 “큰 기업의 경우 인력 수급을 잘 할 수 있지만, 부품사처럼 원청의 일감을 받아야 하는 중소기업 고용문제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관련 정책 마련을 위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6개월간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지역일자리맵’ 누리집을 열 계획이다. 지역일자리맵 사이트 노동시장 관련 지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별 일자리지표와 주제별 일자리지표를 찾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령 조선업과 관련된 고용지표를 보고 싶다면 조선업을 중점으로 하는 지역(울산 동구·전남 영양·경남 거제)을 선택하고 비교 지표(고령화 비율·고용률·상용직 비중), 비교 기간 등을 종합해 보여주는 형식이다. 노동부는 해당 누리집이 공개되면 지역 실무자들의 정책계획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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