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설공단 홈페이지 갈무리

인천시 공기업인 인천시설공단 정규직 관리자가 “기관평가에 마이너스가 된다”며 공무직의 산재 사용을 만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청에서 일하는 인천시설공단 공무직 A씨는 지난달 시청 옥상 인근 계단을 쓸다가 다리 통증을 느꼈다. 사무직으로 일하다 지난달부터 공단 공무직으로 채용된 A씨는 최근 함께 일하던 동료가 병가를 쓰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진 것을 느꼈다. 그날도 옥상에서 떨어진 자갈을 반복해 쓸면서 갑작스럽게 다리에 이상을 느꼈다.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통증이 계속되자 A씨는 인근 병원에 방문했고 근육이 파열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A씨는 당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을 하는 등 치료비로 80만원가량을 지출했다. A씨는 이후 공단측에 산재에 관해 문의했다.

하지만 공단 정규직인 일반직 관리자 B씨는 “산재처리하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마이너스”라며 “직원들 성과급이 줄어든다”고 답했다. 산재 담당자인 또 다른 관리자 C씨도 “산재를 신청하면 공단에서 (근로복지공단에)의견서를 내는데 잘못(업무관련성)에 대한 부분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산재)인정 못한다”고 거듭 말했다. 문제는 시설공단 공무직은 기관평가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데 이 성과급을 이유로 정규직이 공무직의 산재 사용을 만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공무직 A씨는 지난 23일 <매일노동뉴스>와 통화에서 “공단은 공무직에게 제대로 된 청소용구도 지급하지 않아 변기를 닦던 수세미로 세면대를 닦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토요일 특근을 강요할 뿐 아니라 연차휴가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 분위기라 난임치료를 받는 상황에서 난임휴가 이야기는 꺼낼 수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인천시설공단 공무직의 연차 사용률은 정규직 노동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시설공단 산하 60여개 기관의 공무직 연차휴가 소진율은 지난해 평균 33%에 그쳤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8%, 27%로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일반직의 경우 100%에 가깝다. 2023년에는 99%, 2022년과 2021년에는 각각 94%, 98%로 주어진 연차를 대부분 소진해 공무직과 대비된다.

인천시설공단쪽은 <매일노동뉴스>에 “(공무직 산재 사용과 관련한 답변은) 개인의 입장이고 공단의 입장은 아니다”며 “(다만 A씨 산재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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