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인수조건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가 마이크론에 매각을 우선으로 한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 다시 독자생존 방안을 검토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8일 오전 서울 영동사옥에서 박종섭(朴宗燮)사장과 박상호(朴相?) 하이닉스 반도체부문 사장, 강철희(?哲熙) 고려대 교수 등 9명의 사내외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하이닉스 이사회에서는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전제로 한 독자생존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 동안 마이크론에 매각을 추진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었던 하이닉스가 이처럼 독자생존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은 채권단이 채무 재조정과 함께 적극적인 신규자금 지원을 할 경우 마이크론에 굳이 매각하지 않고도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마이크론에서 하이닉스 인수조건으로 제시한 요구사항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독자생존론을 강조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사회는 그러나 채권단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잔존법인에 대해 직접투자를 하고 △ 잔존법인의 생존이 보장돼야 하며 △ 양해각서(MOU)상의 조건에 대해 마이크론과 채권단간에 완전합의가 이뤄질 경우 마이크론에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사회는 이날 이런 원칙을 정하고 마이크론과의 양해각서 체결권한을 현 경영진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닉스를 마이크론에 팔지 않더라도 대주주인 채권단이 과도기적으로 관리하면서 경영을 정상화한 후 주인을 찾아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장관은 "지난해 9,10월 채권단과 모니터컴퍼니 아더앤더슨 등의 컨설팅을 받아 대주주가 관리하는 방안 등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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