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오직 ‘구독자’만 만났던 <매일노동뉴스>가 창간 31년 만에 ‘후원’의 길을 냈다. 후원회원 모집을 널리 알리지 않았는데 알음알음 알고 찾아와 문을 두드린 이들이 반갑고 고마워 <매일노동뉴스>가 직접 만났다. 첫 만남의 주인공은 이겨레(28·사진) 민주노총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서울 서교동 인근 카페에서 이뤄졌다.

1월부터 민주노총 임원실로 출근하는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위 위원장은 민주노총 사무총국에서 가장 젊다. 민주노총 청년특위원장를 맡기 전 지난해까지 일한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도 20대는 그가 유일했다. 함께 일한 선배들은 대체로 50대였다.

그가 처음부터 ‘청년사업’을 하려고 민주노총 간부가 된 것은 아니다. 2021년 경기본부에서 일하던 어느 날 민주노총에서 청년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업무에도 청년사업이 추가됐다. 사실 일터에서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다는 노동자의 목소리와 청년의 목소리는 다르지 않았다.

이겨레 청년특위원장이 <매일노동뉴스>를 접한 이유는 민주노총 간부로서 ‘일을 잘하기 위해서’였다. “민주노총에 처음 들어왔을 때 제일 필요한 게 공부였어요. 노동운동이 도대체 뭔지, 민주노총이 무슨 일을 하는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시각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모든 게 새로웠거든요. 그때 눈앞에 나타난 게 <매일노동뉴스>였죠.”

민주노총 청년사업을 맡으면서 <매일노동뉴스>와도 특별한 인연이 생겼다. 그는 “이래 봬도 <매일노동뉴스> 표지모델”이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정부가 이른바 주 69시간 제도라고 불리는 노동시간 제도 개편안을 내놓자, 이겨레 청년특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청년 간부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기만적인 청년팔이를 멈추라”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바로 그 장면이 2023년 4월3~7일자 <매일노동뉴스> 표지로 실렸다.

매일노동뉴스 후원회원이 된 것은 청년특위원장 제안을 받은 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면서부터다. “그동안 제 주변 문제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은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때 매일노동뉴스가 형편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어요. 나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매일노동뉴스> 역할이 큰데 어떻게 하면 지지할 수 있을까 보다가 후원회원에 가입했죠.”

이겨레 청년특위원장이 꼽는 <매일노동뉴스>의 장점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다른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람 한 명 한 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매일노동뉴스>에서 유독 크게 느껴진다. 그는 노동자들이 당위적으로 외치는 구호 이면에 그 사람의 삶을 펼쳐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가끔 청년들에 대해 ‘개인주의적’이라고 비난할 때가 있어요. 저는 그게 개인적인 면보다는 인간적인 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처럼요. 앞으로도 <매일노동뉴스>가 지금처럼 노동자의 일상에서 건져 올린 개인적인 이야기, 콘텐츠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해요.”

정기훈 기자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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