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급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6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스토킹 피해 조합원 불이익 중단과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노조 활동을 활발히 했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보험설계사를 소속 지점장이 스토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측은 사법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적절한 조처를 미뤘고 그 사이 피해자만 가해자로부터 불이익을 얻게 됐다.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지회장 김태은)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스토킹 피해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중단 및 성실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건의 시작은 202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험설계사인 A팀장과 B팀장이 팀장직에서 해임됐다. 실적에 문제가 없던 두 사람이 지점장과 갈등을 겪었단 이유로 해임되자 지회는 투쟁에 나섰다. 100여 일의 투쟁 끝에 지난해 1월 진접지점 소속 갈매주재점이 신설됐고 두 팀장과 팀원들은 갈매주재점 소속으로 일하게 됐다.

진접지점 C지점장은 노조를 폄하하고 차별하는 언행을 일삼았다고 지회는 주장한다. 지회는 “C지점장이 ‘본사에서 갈매주재점 팀장들을 괴물로 보고 있다’ ‘갈매주재점은 노조 투쟁으로 얻어낸 것이 아니다’ 등이라고 말했고, 갈매주재점으로 조회 및 교육을 하러 오지 않는 등 갈매주재점을 방치했다”고 말했다.

특히 팀 분할을 둘러싸고 C지점장과 A팀장이 갈등을 겪던 와중에 A팀장의 스토킹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7월 A팀장은 교통사고를 내 신고당했는데, 반전은 보험사에서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험사기로 경찰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A팀장을 미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남성 4명이 차량 2대를 이용했는데 차량 1대가 C지점장 명의 차량으로 확인됐다. C지점장과 남성 4명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회는 사측에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으나 사법조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로 묵살당했다. 그 사이 C지점장은 A팀장과 스토킹 사건을 경찰에 진술한 B팀장의 팀원들에게 해촉 통지를 보냈다. 두 팀장을 팀원으로 격하하고 팀을 해체하겠다고 통보했다. 1회 유예 제도에 따라 A팀장 팀 해제는 유예됐지만 B팀장 팀은 지난달 말 해체됐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측은 언론 보도 이후인 1월15일에야 C지점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지회는 이와 관련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이유로 임·단협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기초협약에 명시한 ‘교섭기간 중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지회는 교섭 해태 꼼수라고 지적한다. 김태은 지회장은 “2022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35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아직도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측은 노조 조끼를 입고 건물도 못 들어오게 한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탄압하는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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