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노련
▲화학노련

타일 제조업체 삼영산업에서 노동자 130명이 집단해고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측은 경영 악화에 따른 폐업 때문이라고 하지만, 노동자들은 대주주였던 고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수백억 원의 회사 자산을 자신의 재단에 기부하면서 대처가 어려웠다고 비판한다.

화학노련·한국노총 경남지역본부·삼영산업노조(위원장 서무현)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정이종환교육재단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정리해고 규탄 및 노동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삼영산업은 이종환 전 회장이 1972년 설립했다.

삼영산업이 경영난을 겪은 건 사실이다. 최근 4년간 영업손실이 커졌다. 현재 누적 부채 160억원이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타일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원자재·가스비 인상 등이 겹치며 경영 악화가 심화했다고 사측은 설명한다. 사측은 지난달 9일 폐업을 선언하고 15일 전 직원 해고를 통보했다. 같은달 31일 은행 부채 16억원을 상황하지 못해 부도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이 전 회장의 무리한 기부를 지목했다. 삼영산업은 2020년 124억5천300만원 규모의 기계장치를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기부했고, 이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151억3천300만원 발생했다. 이에 자기자본이 105억5천300만원에서 (-)45억9천900만원으로 자본잠식됐다. 이를 계기로 부채가 늘기 시작했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노조는 “흑자 당시 직원들의 퇴직금 보유와 경영 악화를 대비한 현금보유고를 확장하지 않는 등 경영진은 방만 경영을 일삼고, 오너 일가는 지난해 9월 이 전 회장 별세 뒤 상속을 포기했다”며 “회사 부실에 대한 모든 책임이 사용자에게 있는데도 노동자들만 최악의 생존권 문제에 직면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상속 포기한 오너 일가의 무책임한 일방적 폐업 지시와 부당한 정리해고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노조는 끝까지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30일까지 전 직원에게 퇴직금 32억원을 지급하겠다던 사측은 이날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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