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소희 기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택배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소속 대리점이 CLS와 재계약하지 못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하거나 쿠팡의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으로 월소득이 100만원 가까이 줄어든 이들다.

택배노조(위원장 진경호)는 1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LS는 택배노동자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수수료 일방 삭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CLS는 지난해 12월 쿠팡분당지회 조합원 10명이 소속된 대리점에 2024년 3월7일자로 영업점 위탁 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해 노조 쿠팡분당지회 결성 과정에서 CLS가 택배노조 간부 출입을 막으며 물리적 충돌을 했다는 이유였다.

수수료 삭감 문제도 있다. CLS는 지난해 12월 전국 400여개 대리점에 2024년도 수수료를 통보하기 시작했는데 노조가 확인한 바로는 택배 건당 최소 20원에서 최대 250원까지 수수료를 삭감하는 안이었다. 노조는 CLS가 우월적 지위로 수수료 삭감을 강요하고 있다며 공급업자가 지위를 이용해 거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을 금지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 9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 쿠팡분당지회와 판교지회 조합원 20여명은 이날부터 수수료 삭감과 대리점 계약해지에 항의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강민욱 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의 혁신은 새벽배송이 아닌 택배노동자를 언제든 해고하는 클렌징제도”라며 “반품상품을 기준치만큼 회수하지 못하거나 제 시간 안에 배송을 마치지 못하면 자신의 구역을 빼앗기는 것이 클렌징이라는 이름의 해고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쿠팡은 이 제도를 활용해 노동 3권을 무력화하고 있다”며 “합법적 쟁의행위에 대해 배송구역을 강탈하는 일도 빈번하다”고 덧붙였다.

홍성범 노조 쿠팡판교지회장은 “올해부터 쿠팡의 일방적 통보로 건당 수수료가 120원 삭감돼 월 급여가 100만원 이상 줄어드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며 “이번 파업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거라는 소문이 파다해 너무 두렵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쿠팡 유료회원 멤버십 탈퇴 운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