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홈페이지 갈무리
  LG이노텍 홈페이지 갈무리

LG이노텍 노무담당 직원이 노조간부를 비방하는 익명 투서를 보냈다가 들통나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노조활동에 대한 부당지배개입으로 고발한 상태다. LG이노텍은 “해당 노조간부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20일 LG이노텍노조와 구미공장 노경팀장, 공장 생산담당자 앞으로 배달된 투서가 발단이다. 이 투서는 노조간부 ㄱ씨의 근태 불량을 고발한 내용이다. 그러나 투서자가 계약직 직원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지나칠 정도로 세세하게 근태사항이 기록돼 있어 노조는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계약직’이라던 익명 투서, 알고 보니 노경팀 직원

두 달 만에 경찰이 가져온 자료는 충격적이었다. 공장 노경팀 직원이 배달된 투서를 우체통에 넣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긴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ㄱ간부를 징계하기 위해 사용자쪽이 투서를 직접 써 익명의 계약직이라며 거짓말을 하고 노조와 사용자에 보낸 것으로, 투서 전달 직후 노경팀은 뻔뻔하게도 투서가 접수됐다며 ㄱ간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노조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내막을 알게 된 노조는 이런 행위가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해 12월20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노조는 “노조는 현재 반복되는 구조조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평택사업장 폐쇄와 구조조정 반대 집회를 예고하면서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라며 “노조가 고분고분하지 않자 이를 와해시키기 위해 사용자가 노무 담당 직원을 시켜 신분을 가장한 채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노경팀 직원의) 이런 행위는 징계 규정에 명시된 타인을 음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 또는 제보한 것으로 명백한 징계사항인데 해당 팀장과 팀원은 변함없이 업무를 하고 있다”며 “징계하지 않은 자체가 사용자쪽의 기획실행이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지목된 ㄱ간부는 정당함을 밝히겠다며 사용자쪽의 근태조사에 응한 상태다.

LG이노텍, 노사 합의 진급시험도 일방 강행

노사가 합의해 시행한 진급시험 방법과 절차를 사용자쪽이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진급 전형을 실시하면서 노사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부당노동행위로 구제신청을 경북지노위에 제기했다. 이 밖에도 경영성과금 산정방식에 대한 노조의 재설계 요구를 묵살하고 개편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쪽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ㄱ간부의 근태불량이 ‘사실’이므로 익명 투서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매일노동뉴스>에 전한 입장문에서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조합 간부의 일탈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익명 제보로,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원칙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며 “진급 등 인사제도는 정당하게 보호돼야 하는 회사 고유 경영권이다. 특히 성과급은 2021년부터 구성원에게 공유한 산정 기준에 의해 매년 지급되고 있다. 인사제도는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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