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삼성 4개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이 출범한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폐기 선언 이후 그룹 내 노조설립과 조직 확대가 이어진 가운데 첫 통합노조 출범이 향후 노사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4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이날부터 온라인 전체총회를 통해 출범 선언 및 강령 조합원 서명과 규약 개정 관련 투표 등을 진행한다. 삼성전자DX(디바이스경험)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초기업노조 설립 추진을 두고 찬반투표를 진행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 다음달 중순 출범식을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초기업노조 전체 조합원은 1만3천여명이다. 삼성 관계사 노조 가운데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조 조합원(1만3천여명, 이날 오전 기준)와 비슷하다. 초기업노조에 다른 계열사 노조가 합류할 경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관계자는 “삼성전기노조가 가입 의사를 밝혀 공식 출범 이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초기업노조가 공식 출범하더라도 당장 올해 교섭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공산이 크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관계자는 “교섭은 각사별로 따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1개 노조가 모인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동교섭을 요구했지만 삼성은 응하지 않은 채 계열사별 개별교섭으로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전국삼성전자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서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날 전국삼성전자노조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대표이사를 만나 격려금 지급 관련 요구를 전달했다. 전날 진행된 3차 교섭에서 ‘격려금 지급 계획이 없다’는 사측 입장을 확인해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추진한 것이다. 노조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와의 면담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인상률(Base-up) 8.1%을 포함해 격려금 기본급 200% 지급, 명절상여금 통상임금 100% 지급과, 노조·회사 창립일 유급휴일 신설, 의료비 인상, 건강검진 대상 확대 등 복리후생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3월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3월 중순 이전까지 합의점 도출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2월 말 쟁의조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타결 시점이 3월 이후로 밀리면 협상이 장기화할 뿐만 아니라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하는 ‘교섭 무력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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