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 티시스지부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태광그룹 본사 앞에서 계약직 콜센터 상담사에 대한 부당한 계약 연장 거부 철회와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태광그룹 계열사 티시스가 사내 부당한 관행을 문제 삼으며 노조활동을 한 계약직 콜센터 상담사에 대해 계약연장을 거부했다. 비정규직 지위를 악용한 부당해고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 티시스지부(지부장 백재철)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태광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아무개 상담사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김 상담사는 2022년 12월 티시스 계약직 콜센터 상담사로 입사해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화재 업무를 담당했다. 다년간의 콜센터 경력으로 숙련된 김 상담사는 업무 평가에서 S등급 2회, A등급 2회를 받는 등 상위 10% 실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사측은 지난해 11월 김 상담사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티시스 콜센터 상담사는 계약직으로 입사해 통상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2년을 채우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사내 부당한 문제를 두고 보지 않았던 게 원인이 됐다고 지부는 주장했다. 김 상담사의 문제제기로 변화된 관행이 여럿이다. 한 달에 한 번 출근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게 해 업무 관련 시험을 봤지만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김 상담사는 노조를 통해 이를 지적했고, 사측은 3년치 시간외수당을 지급한 뒤 업무시간 내 시험을 진행했다. 월요일과 금요일에 상담전화가 많다는 이유로 연차 사용을 제한하던 문제도 김 상담사의 문제제기를 통해 개선됐다.

노동청 진정도 주저하지 않았다. 김 상담사는 지난해 4월 전화 상담 중 고객에게 욕설과 폭언을 듣게 됐다. 전화가 10분 이상 진행됐는데도 사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측은 고객 응대 노동자 보호조치 의무가 있다. 김 상담사는 “다른 회사의 경우 욕설과 폭언이 지속되면 관리자가 개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티시스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김 상담사는 그해 7월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

사측은 고용전환 점수가 미달됐기 때문에 계약을 종료했다고 주장한다. 김 상담사가 네 차례 전화 상담에서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 상담사는 “노동청 진정 뒤 사측에서 경고장을 보냈다”며 “녹음된 상담을 들어보니 고객도 문제제기하지 않을 만큼 지나가는 말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상담사를 대리하는 김경주 공인노무사는 “계약직 신분을 빌미 삼아 보복 해고한 사건”이라며 “비정규직의 노조 활동을 억압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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