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연 파주시비정규센터 센터장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문을 연 2019년 이후 벌써 4년이 흘렀다. 파주에는 노동센터가 하나 더 있는데, 파주시노동복지센터도 설립 3년째를 맞는다. 지원센터에서는 무료 노동상담과 노동교육, 노동환경 실태조사 및 정책발굴 사업에 중점을 둬 활동했다. 복지센터는 무료 심리상담과 노동자들의 교육·문화사업을 위한 공간대여, 노동자들의 건강과 힐링을 위한 복지문화사업을 담당한다. 그동안 1천여 건의 무료 노동상담을 진행했고, 매년 150여 회기의 개인 심리상담과 10여 차례 노동자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3월 이후에는 양 센터를 통합해 ‘파주시노동권익센터’가 새롭게 출범한다. 센터에서 일한 지 2년6개월 정도 됐지만, 마무리하려니 아쉬움도 남고 하지 못한 것도 눈에 밟힌다. 계약만료를 앞둔 시점이지만 앞으로 센터가 했으면 하는 일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지난해 한 달에 두 번씩, 추석 명절이 있던 9월에는 한 달 네 번이나 파주시 관내 주요 지하철역으로 찾아가는 노동상담을 진행했다. 홍보 효과는 있었는지 “며칠 전에 ○○역에서 상담하는 거 봤어요” “다음주에도 ○○역에서 상담하시나요? 찾아가려고요”라고 말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상담건수도 1년 전보다 100여 건 늘었다. 노동권익센터가 출범한 이후에도 당장 상담 건수의 성과는 적을지 몰라도 시민들이 쉽게 “이게 맞아요?”라고 물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노동상담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지방자치단체 위·수탁 센터의 장점은 그 권한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원센터에서 파주시의 공문과 협조를 활용해 관내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 실태조사 및 휴게시설 현황 조사를 진행했고, 요양보호사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파주시라는 지자체의 권한을 더 활용해, 이후에도 지자체 권한과 책임 아래 있는 마을버스 (파주는 100% 준공영제로 운영한다) 기사들의 노동환경 실태조사나 환경미화원(파주시는 경기북부 내 유일하게 100% 민간위탁이다) 실태조사 등을 진행하고 개선으로까지 나아가면 좋겠다. 요양보호사 실태조사 이후 독감예방주사비 지원 등은 이루어졌으나 시에 제안했던 파주시의 철저한 지도감독으로는 나아가지 못했다. 제안했던 정책들에 대한 점검 등도 이루어지면 좋겠다.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여름, 시청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국민 신문고 게시판에 “일하는 사업장이 너무 더운데, 사업장 조사를 할 수 있느냐”는 청원이 올라왔다며 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 이 일을 계기로 관내 노동환경이 열악할 만한 사업체 등을 돌며 안전점검을 해보고 싶었으나 여의치 못했다.

활동하다 보면 지자체가 가진 권한을 이용해 더 적극적인 노동행정을 펴 줬으면 하고 바라는 경우가 많다.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이 대표적이다. 지자체가 예산과 권한을 활용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산업현장에서 다치고 죽는 노동자는 줄어들 것이다. 파주에서는 올해 산업안전 교육을 진행한다며 1천200여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노동 관련 예산이 줄어드는 판국에 예산을 더 편성하다니, 환영할 일이다. 다만 욕심을 낸다면 의례적인 교육보다는 실효적인 방안에 대해 센터와 머리를 맞대었으면 좋겠다.

복지센터에서는 무료 심리상담을 진행했는데, 경기도에 심리상담을 전담하는 상담사가 상주하고 있는 노동 관련 센터는 파주가 유일하다. 감정노동, 직장내 괴롭힘 등에 대한 예비와 대책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요즘 정신건강을 챙기고 돌보는 심리상담이 더욱 확대되면 좋겠다. 특히 건설노동자들이나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등 집단적인 심리치유가 필요한 노동자를 위한 심리상담을 확대하고 찾아가면 좋겠다.

복지센터라는 이름처럼 복지사업도 전국에서 제일 열심히 했다. 이후 권익센터에서도 그 성과가 이어지면 좋겠다.

모두 “하면 좋겠다”라고 말하게 돼 어쩌면 무책임해 보일 수 있겠다. 모두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사업이다. 새로운 노동권익센터 출범이 또 다른 활력과 새로운 각오를 줄 것이라 기대하며 파주노동권익센터가 전국에서 제일 활기차고, 노동자 권익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센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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