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포스코가 주 4일제 실험에 동참한다. 다만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식의 주 4일제보다는 노동자의 시간선택권을 강화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가깝다는 평가다.

금요일 ‘코어 시간’ 없애 휴식 보장

19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는 22일부터 격주 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한다. 2주간 월~목 9시간을 일하고, 격주 금요일을 쉬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큰 틀은 유지하고, 격주 금요일에 한해 시간 필수 근무를 없애 직원들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넓힌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기업들이 직원 간 협업을 위해 유지하는 이른바 ‘코어 시간’을 격주 금요일에 한해서 없앴다는 이야기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시간을 삭제함으로써 해당일 휴식을 완전히 보장한 셈이다.

이는 예시일 뿐 노동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9시간 노동이 아니라 기존처럼 일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다양한 형태의 노동시간에 대한 노동자 선택권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모델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주 4일제보다 노동시간에 대한 노동자 선택권을 강화한 방식에 가깝다. 1개월 이내를 원칙으로 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산정기간을 2주 수준으로 세밀화한 셈이다. 포스코는 “이번 격주 4일 근무제도 시행으로 자율과 책임 중심 일하는 방식을 정착하고 노동자가 행복한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혁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적용 대상은 포스코 사무직 등 1만명이다. 공장 생산직 가운데 정비 관련 직군이나 연구원 등도 이 제도의 수혜를 볼 수 있다. 다만 교대근무를 하는 노동자는 격주 4일제를 선택할 수 없다. 포스코는 공장 생산직을 중심으로 4조2교대제를 운용하고 있다. 주간 이틀, 휴무 이틀, 야간 이틀, 휴무 이틀이 이어지는 방식이다.

노동시간 단축 시도는 부재

반쪽짜리 주 4일제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포스코의 실험이 주 4일제를 표상으로 한 노동시간 단축 의제와는 거리가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 4일제의 외피를 갖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갈래에 해당해 노동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 같은 논의나 절차가 유의미하지 않다”며 “주 4일제라는 문화가 확산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실제 시행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제한적이지만 주 4일제 관련 민간 실험이 이어지는 점은 고무적이다. 포스코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필수 근무시간 충족시 매월 1회 금요일에 쉬는 ‘월중휴무’ 제도를 도입했다. SK그룹도 2019년부터 계열사에서 부분적인 주 4일제를 도입하고 있다.

민간의 주 4일제 실험 중 대표적인 게 세브란스병원 노사의 주 4일제 시범사업이다. 세브란스병원 노사는 2019년 주 4일제 시범사업에 합의해 2022년 8월8일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 결과 노동자 만족도가 확대하고 참여자들의 이직 의사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증명됐다. 세브란스병원 노사의 주 4일제 실험은 일부 병동의 노동시간을 일괄적으로 단축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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