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3일 노동력의 역내 이동과 기술수준을 높이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 노동·교육·사회보장 부문 실행안을 발표했다.

다음달 중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제출될 이 안은 2005년 도입을 목표로 △ 노동자의 직업간·국가간 이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유럽내 단일 의료보험카드와 이력서 양식을 도입하고 △ 늦어도 8살 이전에 외국어교육을 시작해 의무교육을 마치기 전까지 최소한 2개 외국어를 구사하도록 하며△ 고등교육의 3분의 1 이상을 출생국이 아닌 유럽 다른 나라에서 받도록 권장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신용카드 모양의 새로운 의료보험카드는 각 회원국에서 간편하게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한번 발급받으면 항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이력서는 자격 등을 효율적으로 기술하도록 해 어느 나라에서나 훈련·취업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실행안은 △ 단일연금제도 등 범유럽 사회안전망 구축 △ 기본적인 무료 취업교육 강화 △ 여성에 대한 수학·과학·기술 교육 확대 △ 직장교육 적극 지원 △ 범유럽 `원스톱' 취업정보망 개설 등도 담고 있다.

집행위가 이런 안을 만든 것은 노동력의 이동이 경쟁상대인 미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나 디아만토풀루 고용·사회보장담당집행위원은 “유럽연합 내의 노동력 이동이 극히 저조하다”며 “노동시장이유연해야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역내 기술 격차도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유럽내 직장의 1년 미만 근무자 비율은 16.4%로 미국의 30%에 비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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