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 중 60대 남성으로부터 피습당했다.

2일 부산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의 대화를 끝내고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김아무개씨(67)가 휘두른 18센티미터 길이 흉기에 왼쪽 목 부위를 찔렸다.

김씨는 이 대표가 차량으로 이동하자 취재진 사이로 들어와 이 대표에게 펜과 종이를 건네며 사인을 해 달라고 했다. 이 대표가 종이를 받아들자 피습했다.

이 대표는 왼쪽 목 부위에 1센티미터가량의 열상을 입었다. 현장에서 긴급 지혈을 받은 뒤 119와 헬기를 통해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외상센터에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오후에는 헬기 편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며, 대량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후 일정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방문과 오찬은 취소됐다.

김씨는 경호원과 지지자들에 의해 현장에서 제압당한 뒤 부산 강서경찰서로 이송됐다. 69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살인 의도가 있었다는 김씨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김씨는 전과나 공범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충남 거주자로, 당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흉기는 인터넷을 통해 지난해 구입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의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 인근에도 있었다. 당시 김씨는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이 대표를 기다리는 사람들 속에 있었고, 이 대표를 만나진 못했다. 박준경 부산경찰청 수사과장은 “(김씨 범행을) 계획범죄로 보고 그 부분을 중심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부산대병원 앞에서 “괴한에 의한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다”고 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명백한 정치 테러”라며 “민주주의는 폭력의 그늘 속에서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희숙 진보당 공동대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 테러나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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